여의도 세계불꽃축제에 요트·보트 200척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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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서울 세계불꽃축제'가 열린 지난 4일.

불꽃놀이를 물 위에서 감상하려는 '요트족'들이 몰려들면서 이날만 200척에 달하는 선박이 한강에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그러나 특별한 기상이변이 없었는데도 한강에서는 전복이나 침수 같은 아찔한 사고가 잇따라 선박과 관련한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와 서울지방경찰청 한강경찰대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한강 일대에서 집계된 유람선, 요트, 보트 등 선박은 200척에 달했습니다.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주말 오후 보통 100여척의 선박이 운행하는 것을 고려하면, 이날 평소의 2배에 달하는 선박이 한강으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같은 소형 요트나 선박은 탑승 인원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입니다.

한 요트 대여 업체의 대여표를 살펴보면 1인용 요트는 3시간에 2만원, 8인용 요트는 1시간에 12만원, 12인용 요트는 1시간에 60만원을 받고 있습니다.

업체 관계자는 "주말 오후 6시에는 보통 4척 정도 나가는데, 이날 저녁에는 평소의 3배가 넘는 14척이 사전 예약됐다"며 "이용객의 90%가량이 연인들이었으며, 지인끼리 8인용 요트를 이용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북새통'을 이루는 여의도를 피해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여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연인이나 가족 단위 관람객들에게 호응을 얻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처럼 한강을 찾는 '요트족'이 늘고 있지만 이에 뒤따라야 할 안전 대책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실제로 지난 4일 한강에서는 불꽃축제를 보려고 한강으로 나온 배 3척이 전복되거나 침수되는 등의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오후 6시 마곡철교 인근에서는 초등학생 여자 어린이 2명과 성인 11명이 탄 12인승 요트가 전복돼 지나가는 어선과 경찰 순찰정에 의해 구조됐습니다.

이어 오후 7시 50분에는 한강철교 북단에서 10명이 타고 있던 소형 보트가 침수돼 구조를 위해 경찰이 출동했습니다.

또 오후 9시 30분에는 불꽃축제를 보고 돌아가던 승객 4명을 태운 소형 보트가 성산대교 인근에서 엔진 고장으로 표류하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이 가운데 운항·관리 부주의의 가능성이 있는 전복·침수 사고에 대해서는 관할 고양경찰서와 송파경찰서에서 수상레저안전법 위반 여부를 수사하기로 했습니다.

밤에 한강에서 요트나 보트 등을 운항하려면 상대를 식별할 수 있는 등을 반드시 장착해야 합니다.

또 사업용 배는 인허가를 받아야 하며, 개인용 배도 5년 주기로 정부 지정 기관에서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지난 4일 야간용 등을 장착하지 않은 보트나 요트 8척가량을 발견해 철수시켰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소형 요트라 하더라도 구명동의와 구명부환을 반드시 갖추고 있어야 하며, 출항 전 한강사업본부 안전센터에 미리 신고를 해야 합니다.

그러나 연락처, 인적사항, 면허 여부 등이 담긴 이 신고는 수상레저안전법에 따라 운항 거리가 10해리(18.52㎞)를 넘지 않으면 의무가 아닌 권고 사항에 불과합니다.

방재 전문가인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명예교수는 "4일은 많은 사람이 배에서 '하늘만 쳐다보는' 상황으로 안전을 고려할 겨를이 없었을 것이고, 불꽃놀이 불발탄 발생 가능성도 있어 자칫 위험한 상황이 올 수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조 교수는 "이 같은 상황에서는 소형 요트의 경우 강가에서 20m 이상은 나가지 못하게 하는 등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당국의 감독도 중요하지만 평소 선주의 관리도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년마다 검사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선박 운항에는 '돌발 파손'의 위험이 뒤따르기 때문입니다.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소형 요트는 합성수지플라스틱 재질인 경우가 많은데, 차고지에서 트레일러에 옮겨 싣는 도중 충격으로 손상되기 쉽다"며 "평소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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