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 감격…태권도서 번쩍


3일 저녁 강화고인돌체육관에 캄보디아 국가가 울렸다.

아시안게임 시상식에서 캄보디아 국가가 연주된 것은 캄보디아가 1954년 아시안게임에 처음 출전한 이후 60년 만에 처음이다.

캄보디아의 아시안게임 도전사에 한 획을 그은 주인공은 태권도 여자 73㎏급에 출전한 시브메이 손(19)이다.

손은 이날 인천 강화군 강화고인돌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태권도 경기 마지막 날 여자 73㎏급 결승에서 파테메흐 루하니(이란)에게 4-7로 역전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땄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캄보디아 선수단의 첫 메달.

무엇보다도 캄보디아의 역대 아시안게임 첫 금메달이었다.

캄보디아는 1954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제2회 아시안게임에 처음 출전했다.

인천 대회는 캄보디아의 9번째 아시안게임이다.

캄보디아가 종전까지 아시안게임에서 거둔 메달은 은메달 2개와 동메달 4개가 전부였다.

1962년 자카르타 대회 남자복싱 라이트급에서 유친홍이 동메달을 따 캄보디아 사상 첫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1970년 방콕 대회에서는 복싱에서 2개의 은메달을 따고 경영에서 동메달 2개, 여자배구에서 동메달 1개를 보태며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하지만 그것이 마지막 메달 소식이었다.

이후 캄보디아는 내전에 시달리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지 못하다가 24년 만인 1994년 일본 히로시마 대회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아시안게임 무대에 다시 섰지만 캄보디아는 메달을 만져보지 못했다.

그러다가 복귀 이후 20년 만이자 마지막 메달을 수확한 지 44년 만인 이번 인천 대회에서 다시 메달리스트를 배출했다.

그것도 사상 처음으로 시상대 맨 위에 오른 금메달리스트였다.

시브메이 손이 경기를 치르고 시상대까지 오르는 모습을 언니인 다빈 손(22)도 같이 지켜봤다.

태권도 선수인 다빈도 이날 73㎏초과급에 출전했다.

다빈은 73㎏초과급에서 첫 경기였던 8강에서 아크람 코다반데흐(이란)와 8강에서 1-8로 져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이때 오른발도 다쳤다.

동생 시브메이는 금메달 확정 후 "너무 기쁘다"면서 "언니가 이란 선수에게 졌는데 내가 이란 선수를 상대로 복수를 해 더욱 좋다"며 웃어 보였다.

다빈은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캄보디아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기수를 맡은 유명 인사다.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 개회식에서는 시브메이가 캄보디아 선수단 기수로 나섰다.

캄보디아의 아시안게임 첫 금메달 뒤에는 18년째 캄보디아 태권도 대표팀을 지도해온 한국인 최용석 코치가 있다.

1996년 정부 파견 사범으로 캄보디아와 인연을 맺은 최 코치는 캄보디아 국기를 들고 경기장을 한 바퀴 돌고 난 손과 감격의 포옹을 했다.

그는 "너무 기뻐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면서 제자를 바라보는 내내 웃음을 거두지 못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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