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멧돼지 피해 간 가을 들녘 참새떼 '극성'


"태풍이 무사히 지나가고 극성을 부린 멧돼지로부터 들판을 지켜냈는데…참새떼에 당했다."

'슬로시티' 전남 완도 청산도에 '참새떼 공습'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농민들은 수확의 기쁨 대신 한숨만 짓고 있습니다.

청산면에 따르면 요즘 참새떼가 새까맣게 무리지어 날아다니면서 영글어 가는 벼 논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한 무리씩 전깃줄에 앉아 있다가 공습을 하듯 갑자기 내려앉아 벼알을 닥치는 대로 쪼아먹고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휩쓸고 지나간 자리엔 수확을 앞둔 벼가 빈 껍질만 남을 정도입니다.

한마디로 수확할 수 없는 쭉정이 논으로 변해 버립니다.

안봉일 청산면장은 "철새도래지 가창오리 군무처럼 참새떼가 무리지어 다니면서 피땀 흘려 지은 농사를 한순간에 망치고 있다"면서 "허수아비도 세우는 등 온갖 방법도 무용지물"이라고 전했습니다.

한 농민은 "참새떼가 이처럼 극성을 부린 것은 처음 본다"면서 "태풍이 무사히 지나면 될 줄 알았는데 참새 복병을 만나 수확량이 '확' 줄 것으로 보인다"고 시름에 잠겼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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