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고박부실 세월호, 경사 15도면 화물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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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원인 조사에 참여한 항만하역 전문가가 "세월호의 화물 고박상태가 부실해 배가 15도 기울면 화물이 움직일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검경 합동수사본부 전문가 자문위원인 항만하역업체 대표 고상환(58)씨는 26일 광주지법 형사 13부(임정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청해진해운과 화물 하역업체 등 관계자 11명에 대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고씨는 "지침대로 고박하면 화물이 어느 정도 경사까지 견딜 수 있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경험에 비춰볼 때 35도 정도까지 기울어도 움직이지 않는다"고 답했다.

검사가 세월호의 화물 적재상황을 찍은 사진을 제시하자 고씨는 "이런 식이라면 15도 정도 배가 기울면 화물이 움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됐다.

세월호의 사고 초기 기울기는 30도가량으로 추정된다.

고씨는 "세월호는 노후화돼 데크 상태가 불량하다"며 "바닥이 (미끄럼 방지 시설 없이) 철판이고, 컨테이너도 철로 돼 있으니 고박이 안돼 있으면 컨테이너의 경우 배가 10도 이상만 기울어도 움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자문단에 참여한 김영모 한국해양수산연수원 교수는 이에 앞서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더라도 승객의 안전을 담보해야 하는 승무원이 평소 훈련을 게을리해 비상사태 발생 시 책임을 못했다면 선원의 자격을 못 갖춘 것"이라고 비판했다.

선원 교육 전문가인 김 교수는 "대부분 선박에서 훈련을 꺼리는 점을 고려해 구난관리자 제도가 마련돼 훈련하는지 관리·감독하도록 하고, 구난관리자가 제 역할을 하는지는 해경이 관리·감독하도록 했다"며 "선사, 운항관리자, 해경이 주기적으로 관리하게 돼 있지만 바쁜 일정 등 현실적 장애 때문에 선원들은 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생존의 갈림길에서도 본능이 아닌 이성에 따라 인명을 구할 수 있도록 주기적인 대응 연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광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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