쐈다하면 '금은동' 정미라…아쉽게 놓친 2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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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잡은 2관왕이었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여자 50m 소총 3자세 개인전 결선이 열렸던 26일 옥련국제사격경기장.

정미라(27.화성시청)는 마지막 한 발을 남겨두고 있었다. 2위였던 올가 도브군보다 0,7점을 앞서고 있었다. 2관왕이 목전이었다.

관중은 모두 우승을 예감했다. 올가는 마지막 발에 10.0점을 쐈다.

정미라가 9.4점만 쏘면 금메달이자 이번 대회 여자 사격에서 2관왕이 될 수 있었다.

정미라는 심호흡을 했고, 관중석에서는 박수 소리가 이어졌다.

'탕' 소리와 함께 전광판에는 찍힌 점수는 8.4점.

이날 단체전과 개인전을 포함해 정미라가 쏜 점수 중 가장 낮은 점수였다.

그는 이날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마지막 발에서 몸이 흔들렸다"고 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한 명이 있었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그는 경기에 집중했다. 집중 덕택에 막판까지 1위를 고수했다. 중간에 잠시 선두를 허용했으나 어디까지나 상대를 압도할만한 경기였다.

그러나 마지막 한 발이 아쉬웠다.

정미라는 "마지막 발은 나도 모르게 긴장이 됐다"며 "오늘 마지막 경기여서 부담이 됐지만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했다.

체력적인 부담도 있었다.

그는 오전 9시부터 단체전을 치러야 했다.

지난 2012년 11월 갑상선암 수술 후 체력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이날도 마지막으로 향할수록 "피로감이 몰려왔다"고 했다.

그는 "체력 문제도 있었지만 정신력이 강하지 못했던 것 같다"며 "브라질 올림픽을 위해서는 체력 관리는 물론 정신력 관리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미라는 이번 대회에서 50m 소총 복사 단체전 금메달, 50m 소총 3자세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각각 은메달을 땄다. 10m 공기소총 단체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출전한 모든 경기에서 금·은·동메달을 수확한 것이다.

그는 "생각했던 것보다는 대회에서 얻은 결과가 좋았던 것 같다"며 "남편의 뒷바라지가 도움이 됐다"고 했다.

남편 추병길은 사격 선수로, 같은 실업팀(화성시청)에 근무하고 있다.

"이번 대회는 아쉬운 점도 있었고, 부족한 점도 많았어요. 브라질 올림픽에 한 번 더 도전해보라는 의미라고 생각하고, 더 열심히 매진하겠습니다."

(인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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