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의 SBS 전망대] "스크린도어, 검증 안 된 영세업체들이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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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 서울지하철노조 오선근 안전위원장

▷ 한수진/사회자:

안전문이라고 불리는 지하철 스크린 도어가 오히려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기도 합니다. 어제 오전, 서울 지하철 4호선 이수역에서 80대 할머님이 전동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껴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는데요. 문제는 이런 스크린 도어 관련사고가 이번만이 아니라는 거죠. 지난 5월에는 5호선 개화산역에서 한 승객이 출입문과 스크린도어 사이에 빠져 다쳤고요, 지난 해 1월에는 2호선 성수역에서 스크린도어 점검업체 직원이 문 안쪽에 센서를 점검하던 중에 열차가 들어와서 전동차와 스크린 도어 사이에 껴서 숨지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위험한 사고들이 왜 이렇게 자주 발생하는 걸까요?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겠습니다. 서울지하철노조 오선근 안전위원장 전화 연결합니다. 위원장님 나와 계시지요?

▶ 오선근 안전위원장 / 서울지하철노조:

안녕하세요, 오선근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먼저 어제 사고 원인, 명확하게 밝혀졌나요?

▶ 오선근 안전위원장 / 서울지하철노조:

먼저 사망하신 승객의 가족 여러분과 시민 여러분에게, 저희들이 안전하게 모시지 못해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회사의 관련 부처와 경찰에서 해당 직원들을 불러서 조사를 하고 있고요. 그리고 노조도 자체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어제 사망하신 승객 분은 전동차 출입문에 지팡이가 낀 채, 스크린도어는 닫히지 않은 채 출발이 되어서 사고가 난 것으로 파악이 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현재까지 파악된 것은 그렇게 된 거고요. 스크린도어가 제대로 닫히지도 않았는데 열차가 출발했다, 이거 안전규정을 위반 한 거다, 이런 지적이 많네요?

▶ 오선근 안전위원장 / 서울지하철노조:

전동차 출입문이나 스크린도어 출입문에 지팡이나 얇은 가방 들이끼면 이게 닫힌 거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고요. 그런데 어제 같은 경우는 전동차 출입문은 닫히고 스크린도어 출입문은 닫히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정확히 확인이 안 된 상태에서 출발이 된 것 같고요. 그리고 이런 문제점은 스크린도어 사고가 너무나 빈발하게 자주 발생하다보니까 발생된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하나하나 짚어보면요. 스크린도어가 닫혔다, 닫히지 않았다, 하는 것은 사고 기관사가 일단은 확인을 해야 되는 거죠?

▶ 오선근 안전위원장 / 서울지하철노조:

통상적으로 기관사와 뒤에 탑승한 차장이 함께 확인을 하고 있는데요. 확인 후에 출발을 해야 하는데. 4호선의 경우, 매달 100여건 이상의 스크린 도어 장애 사고가 있다 보니까, 장애 사고가 있을 때마다 승무원들이 현장에 가서 조치를 하고 출발하면 운행이 지연되기 때문에 비상 복구로 조치를 하고, 응급조치로 복구를 하고 출발 하고, 그런 게 관행이 되어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잔 고장 사고가 많아서 어떻게 보면 이상 표시등이 들어와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이런 말씀이신가요?

▶ 오선근 안전위원장 / 서울지하철노조:

네, 그런 문제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스크린도어가 한 개가 안 닫혔다, 이럴 경우에는 표시등이 들어오게 되는 거죠?

▶ 오선근 안전위원장 / 서울지하철노조:

네, 표시등이 들어오게 되어 있고요. 조금 더 보완이 되어야 될 것은, 스크린 도어 문이 안 닫혔을 경우 비상등도 들어오고 비상벨도 울리고, 그냥 시각적으로만 확인할 게 아니고 청각적이라든지 여러 가지 보완도 필요하고. 그리고 스크린도어가 현재 잦은 고장이 발생하는 것에 대한 근본적인 조치도 필요한 그런 상황인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고장이 이렇게 많이 일어나고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지금 조치가 없다는 건가요?

▶ 오선근 안전위원장 / 서울지하철노조:

스크린도어가 오세훈 시장 때 갑작스럽게 설치가 되었는데요. 추진 계획부터 시행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었고. 그리고 서울 메트로의 경우에는 5개 회사가 설치작업을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입찰을 받은 거군요?

▶ 오선근 안전위원장 / 서울지하철노조:

입찰을 받아서 설치가 되었는데. 이명박 정부 당시에 4대강 사업을 하면서 공공부문 공기업들의 예산 절감의 방침에 의해서 최저낙찰제로 업체 선정이 되었고. 그리고 스크린도어가 국내에서는 최초로 설치가 되는데. 기술적으로, 안전적으로 검증이 안 된 상태에서 영세업체들이 들어와서.

예를 들어 20억에 공사를 해야 되는데 절반 가격인 10억 정도, 10억 미만으로 공사가 되다보니까. 날림공사, 부실공사가 많이 되었고요. 심지어 공사하는 과정에서 부도가 나가지고 한 동안 방치가 됐던 경우도 있었고. 그리고 공사 후에 부도가 나가지고 하자 처리가 당연히 돼야 되는데. 하자 처리가 안돼서 다툼이 발생했던 경우도 많이 있고요, 그랬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예산 절감을 주장 하면서 최저입찰제로 공사 업체 선정을 하다보니까 영세업체들이 많이 낙찰이 되었고, 또 그 과정에서 부실공사가 있었고.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품질 낮은 부품을 썼을 그럴 가능성도 있겠네요. 부도난 업체들도 있으니까 사후 하자처리도 제대로 안 됐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오선근 안전위원장 / 서울지하철노조:

네, 그렇다보니까 어제 사고가 난 4호선의 경우도 매달 스크린도어 장애 고장이 100여건 이상이 발생되는 걸로 그렇게 파악이 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현장에서 직접 열차를 운행하는 기관사나 승무원들도 상당히 불안하겠어요?

▶ 오선근 안전위원장 / 서울지하철노조:

철도 지하철의 경우는 안전이 생명인데. 잦은 장애, 고장이 있다 보니까 기관사나 차장들이 되게 불안한 거죠, 불안하고. 또 회사 측에서는 정해진 시간에 정시운행을 하라고 압박을 하다보니까, 신속하게 조치를 하고 출발을 해야 되기 때문에. 정확히 확인하고 조치하고 출발하는 거, 그런 게 좀 생략되다보니까.

▷ 한수진/사회자:

정시 운행 같은 경우도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다, 하는 말씀이시네요?

▶ 오선근 안전위원장 / 서울지하철노조: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시간을 맞추어야 된다는 그런 압박감이 있어서, 기관사들이 안전 조치에 소홀할 수도 있다, 이런 말씀이세요?

▶ 오선근 안전위원장 / 서울지하철노조:

그렇죠. 러시아워 시간에 스크린도어 조치하고 뭐 하는 거, 30초, 1분 늦게 되면 뒤에 차가 계속 밀려가지고. 승강장에, 사당역이라든지, 강남이나 이런 시내 중심구간에는 뭐 1분-2분 사이에 승객들이 엄청나게 많이 몰립니다. 원활하게 소통을 시켜야 되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이동적인 어려움을 갖고 있고요.

▷ 한수진/사회자:

언뜻 생각하기에는 한 번 육안으로 점검하고 보는 게 그렇게 시간이 오래 걸릴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안전 조치를 제대로 하는 게 그렇게 압박감을 느낄 정도로 시간 부담이 되는 건가요?

▶ 오선근 안전위원장 / 서울지하철노조:

근본적으로 정확히 조치를 하려면 모니터라든지 이런 거로 확인하고, 그리고 그 현장에 가서 확인하고 그럴 필요성이 있거든요. 그런데 현장까지 가서 확인하기는 어려운 상황인 것 같고요. 어제 사고 난 이수역 같은 경우도 제가 들은 바로는 스크린도어가 이상이 있어가지고 점검중이었던 거로 그렇게 이야기를 전달 받았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미 이상 여부에 대해서 문제가 있어서 점검 중인 상태였다, 이 말이죠. 그런데 정말 이상 사례가 이렇게 다반사로 발생하는 건 큰 문제인 것 같고요. 그 문제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여쭤보면, 사측에 문제제기를 분명히 하셨을 것 같은데 어떤 답을 들으셨어요?

▶ 오선근 안전위원장 / 서울지하철노조:

저희들이 노동조합에서 여러 차례 재시공, 근본적으로 재공사가, 재시공이 되어야 한다, 재시공이 어려우면 철저한 보완공사가 필요하다, 이런 요청은 계속적으로 하고 있고. 그리고 저희들이 회사 측과 단체교섭을 하는데, 어제부터 교섭이 시작이 됐는데 올해 단체교섭 노동조합의 요구안에도 스크린 도어를 재시공 해 달라, 재시공 하자, 그런 요구안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리고 또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관리가 외주 용역화가 되어 있는데요. 1호선부터 4호선까지 4개 호선의 유지보수를 맡고 있는 직원들이 125명 정도가 됩니다. 그 중에서 70% 이상 90여명이 저희 서울 메트로를 명예 퇴직한 직원들이 근무를 하고 있고요. 그리고 30여명이 채용된 직원들이 근무를 하고 있는데. 전문성이 떨어지는 그런 직원들이 유지보수 관리를 하다보니까 유지보수 관리도, 원래 근본적으로 시설도 문제가 있는데 유지 보수 관리도 제대로 안 되는 그런 문제도 이중적으로 지금 현재 발생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재시공 같은 경우에는 이것도 상당한 예산이 필요해서, 당장 결론이 날 것 같지 않은데요?

▶ 오선근 안전위원장 / 서울지하철노조:

지하철은 시민들을 안전하고 편리하고 정시에 수송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기 때문에. 전동차를 바꾼다든지 이런 것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돈이라고 판단이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 부담을 안고서라도 재시공을 하는 게 바람직할 것 같다, 지금 상황이 그렇게 심각하다, 하는 말씀이세요?

▶ 오선근 안전위원장 / 서울지하철노조:

네.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 유지보수 관리 체제도 어떻게든 좀 바꾸어야 한다, 지금 이대로는 안 된다, 하는 말씀이시네요?

▶ 오선근 안전위원장 / 서울지하철노조:

네, 재시공 또는 재시공이 어려우면 철저한 보완공사가 필요하고요. 유지보수 관리 체계도 조금 더 정확한 유지보수 관리가 될 수 있도록 보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무엇보다도 이런 대책이 마련되는 동안이라도 당분간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안전규칙 좀 철저히 지켜주시고, 기관사 분들이나 이 직원 분들이 애써주시는 수밖에는 없을 것 같은데요. 시간이 부담이 있더라도 꼭 확인하고, 안전한지 확인하고 출발 해주셔야 될 것 같아요.

▶ 오선근 안전위원장 / 서울지하철노조:

그래서 운행이 조금 차질이 있더라도, 차질이 발생하더라도 안전이 제일 우선이기 때문에 정확한 점검 확인, 그리고 스크린도어가 이상이 있으면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이렇게 출발하고 운행 하는 것, 그리고 회사 차원에서도 지연에 대해서는 승객들에게 양해를 구하면 되기 때문에. 그렇게 방침을 가지고 운행을 했으면 하는 게 저희들의 바람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서울지하철노조 오선근 안전위원장이었습니다. 늘 사고가 나면 뒤늦게 분주해지다가 흐지부지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제대로 된 대책이 꼭 나와야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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