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수단에 '연아 학교·태희 학교' 세운 이탈리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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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학교에는 교실에 김연아 브로마이드 사진도 걸려 있어요. 아이들 자부심이 대단하죠. 김태희 학교도 만만치 않습니다." 영화 '톤즈'의 이태석 신부가 활동했던 아프리카 남수단에 '김연아 학교', '김태희 학교'가 들어섰습니다.

이탈리아 출신으로 한국에서 20년 동안 교육과 선교에 몸담았던 이탈리아 출신 원선오(86) 신부가 한 일입니다.

원 신부는 2011년 남수단에 100개 마을학교 짓기 프로젝트를 시작해 33곳을 완성해 운영 중입니다.

현재 건설 중인 학교도 18곳 있습니다.

속도를 좀 더 내면 내년에는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후원자 모집을 위해 원 신부는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세계에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의 60%를 갖고 있는데도 정작 아프리카 사람들은 굶어죽는 현실이 말이 됩니까. 땅과 자원이 없어서가 아니라 몰라서 그런 거예요. 되풀이되는 무지와 가난을 없애려면 한국이 그랬던 것처럼 아이들을 가르쳐야 합니다." 학교를 짓는 데 가장 큰 어려움은 재정문제입니다.

처음에는 모국 이탈리아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시작했지만 경제위기를 맞으면서 한국의 도움으로 사업을 이어 올 수 있었습니다.

김연아, 김태희 같은 가톨릭 신자들, 그리고 원 신부가 1962년부터 20년간 광주 살레시오 중·고 교사로 있을 때 길러낸 제자들이 큰 힘이 됐습니다.

원 신부를 거쳐 간 학생은 적어도 1만 명이 넘습니다.

한국사회를 이끄는 세대가 됐고 유명 인사도 많습니다.

제자들은 수시로 그를 초청했지만 "비행기 삯이면 수천 명의 배고픔을 해결할 수 있다"며 대부분 거절했습니다.

한국을 떠난 지 32년이 흘렀지만 이번 방한이 3번째입니다.

원 신부는 갈수록 나빠지는 아프리카의 정치, 경제 상황을 가슴 아파했습니다.

"지금은 서방국가가 아프리카 사람들을 노예로 잡아가진 않지만 착취는 여전합니다. 자원을 훔쳐 가고 있어요. 수단의 경우는 외국업체 500여개가 자원을 사 가는데 10원에 사서 100원에 팔아요. 콩고에만 나는 콜탄이란 광물이 있는데 외국기업은 이 걸로 큰돈을 벌지만 콩고에는 한푼도 안 돌아와요." 평생 더 가난한 곳을 찾아 다닌 원 신부는 조금의 후회도 없다고 했습니다.

"아프리카 주민들을 일깨우고 무지와 가난, 부족간 전쟁을 없애 새 문화를 만들려면 아이들을 가르치는 길밖에 없어요. 그리고 아프리카 국가를 도울 때 정부에 주면 안 됩니다. 중간에 다 사라져 버리고 말아요."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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