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의 SBS 전망대] "생존 학생 증언…선원들, 1600년 형벌도 모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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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 최윤수 변호사

▷ 한수진/사회자:

세월호에서 구조된 단원고 2학년 학생 16명이 이준석 선장과 승무원들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서 사고 당시의 상황을 생생히 증언했습니다. 한 마디로 학생들 말을 종합하면 자신들의 구조를 위해 최선을 다한 사람은 친구나 일반인 승객이라는 겁니다. 서로 얼굴도 모르는 그 누군가가 소방 호스를 던지고 밀어주고 끌어올려주어서 살았다는 거죠. 그러면서 선원들에 대한 처벌을 원하느냐에 대한 질문에는 모두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 재판에 참석했던 피해자 변호인이시죠. 최윤수 변호사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최윤수 변호사: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어제 모두 16명 학생이 증언을 했던데요. 증인 출석은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건가요?

▶ 최윤수 변호사:

증인 출석은 증인 선정 과정에서 검사님들이 아이들을 상대로 설문과 면담을 했었는데요. 그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증언을 하겠다고 나선 친구들도 있었고 면담 내용을 가지고 증언하기에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검찰청에서 증언 신청해서요. 저희가 필요가 있겠다라고 설득을 해서 출석이 이루어졌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몇몇은 꼭, ‘내가 증언하고 싶다’ 이런 얘기도 했다고 전해지는데요?

▶ 최윤수 변호사:

네, 맞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당초 예정된 인원보다는 조금 줄어든 그런 셈이 되었네요.

▶ 최윤수 변호사:

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법정하면 사실 어른들에게도 참 낯설고 막연하고 두려운 곳인데, 아이들이 법정에 나서는 일이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어떻든가요?

▶ 최윤수 변호사:

생각보다 다들 의연하게 잘 했는데요. 사실 지금까지도 아이들이 부모님께 어떻게 자신들이 탈출했는지,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법원에서 공식적으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자리이고, 자기들이 증언하면 피고들이 처벌되고 진상이 규명된다는 생각을 해서 차분하게 잘 이야기, 잘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틀 동안 생존 학생들이 서는 법정에 이준석 선장과 선원들이 직접 나온 것은 아니죠?

▶ 최윤수 변호사:

네, 그래서 원래 화상 증언을 하려고 했는데요, 피고인들이 오지 않아서 거의 법정증언을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어제 법정으로 가보겠습니다. 앞서 제가 학생들의 증언 몇 가지 전해드렸는데요, 어제 증언에서 학생들이 특히 강조한 내용은 어떤 거였나요?

▶ 최윤수 변호사:

다들 입을 모으는 내용이 사고 후에 구명조끼를 입으라는 방송 나오기 전에도 아이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구명조끼를 입고 기다리고 있었고요. 그래서 빨리 퇴선 명령이 있었으면 다 나올 수 있었거나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탈출할 수 있었을 거다, 이런 이야기를 했었고요. 제가 조금 인상적이었던 것은 보통은 지금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았었는데요. 그 중 한 친구는 지금 사람들이 자신들이나 피해자들을 욕하는 것 때문에 많이 상처받았다, 그리고 이 사고가 구조 과정에서 대처가 미흡했던 것 때문에 친구들이 많이 죽었는데 단순히 교통사고라고 하는 것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말을 해서 굉장히 마음이 아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 소식들도 다 잘 듣고 있는 거군요, 그 과정에서 많은 고통을 받고 있고요. 지금 승무원들에 대해서도 엄벌을 요구했다고요?

▶ 최윤수 변호사:

보통 피해자들이 법정에 나와서 증언을 할 때 검찰에서 처벌을 원하느냐는 질문을 반드시 하는데요. 아이들 모두 처벌을 원한다고 했고요. 그리고 기억에 남는 것은 왜 처벌을 원하느냐는 질문에 아이들 중에서도 본인이 이게 위기가 있다고 느껴서 구조 활동을 열심히 한 친구가 있어요. 본인이 방방마다 찾아가면서 구명조끼를 찾아서 아이들에게 입히고 구조 경로를 확인해서 위쪽으로 갈 친구는 위쪽으로 가자, 이렇게 정리한 친구가 있습니다. 그런데 본인도 그렇게 할 텐데 어른들이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었다.’ 라고 말 한 친구도 있었고요.

▷ 한수진/사회자:

그 상황에서 학생인 나도 나서서 할 수 있었는데 어른들을 도대체 뭘 했느냐 하는 그런 이야기였군요. 그래서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엄벌을 원한다는 얘기도 했고요. 1600년의 형벌도 모자라다 이런 말을 한 학생도 있었다고요?

▶ 최윤수 변호사:

바로 구조활동을 열심히 한 그 친구가 그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요, 탈출상황에 대해서도 학생들의 증언이 있었죠. 공개된 동영상에서 봤던 상황을 보면, 배는 침몰하는데 ‘가만히 있어라’ 이런 방송이 나왔고 아이들이 겁에 질린 채 제자리에 가만히 있는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어떤 증언들이 나왔습니까?

▶ 최윤수 변호사:

모든 친구들이 자신들이 어떻게 탈출했는지 증언했는데요. 듣는 입장에서는 거의 기적적으로 나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 친구는 본인도 살아나올 줄 몰랐다고 이야기 했었고요. 거의 아이들이 배가 좌현이 밑으로 가고 우현이 위로 가는 수직으로 배가 선 상태에서 탈출을 했는데요. 그러면 김동수 씨 같은 승객분이 내려준 소방 호스를 잡고 거의 절벽을 등반하듯이 해서 탈출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다치기도 했고요.

▷ 한수진/사회자:

김동수 씨가 소방호스를 늘어뜨려 줘서 그렇게 해서 잡고 나왔다는 거죠.

▶ 최윤수 변호사:

그렇게 나온 친구들이 조금 많았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거의 기적적으로 나왔다는 이야기들인데, 계속 가만히 있으라는 안내방송 있었다, 선원들은 정말 적극적인 구조 활동이 없었다, 이런 이야기도 있었나요?

▶ 최윤수 변호사:

안내 방송은 처음에는 대기하고 있으라, 그리고 구명조끼를 착용해 달라, 해경이 오고 있는 중이다, 이런 것 까지는 있었는데 탈출하라, 퇴선하라, 이런 것은 없었고. 가장 중요했던 것은 사고 초반부터 이 배가 지금 어떤 상황이고 침몰할 수도 있다는 상황설명이 전혀 없었다고 합니다. 처음부터 그런 상황 설명이 있었다면 아이들도 이 배가 침몰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나갔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선원들은 전혀 보지 못했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선원들은 보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 퇴선명령이 있었다, 경비정이 도착했을 때 승객들 퇴선하라고 명령해서 무전으로 했다, 이게 세월호 선원들의 증언이잖아요. 학생들은 전혀 없었다고 증언하는 거죠?

▶ 최윤수 변호사:

한 명도 그런 명령을 들은 적이 없다고 하고요. 제가 알기로는 그 승무원도 자신이 그렇게 명령을 했지만 무전을 수신하는 상대방이 알았다고 이야기한 것은 못 들었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사고 당시에 이준석 선장 비롯해서 승무원들이 먼저 구조가 되었는데. 생존 학생들이 사고 당시에는 그런 사실을 몰랐겠죠.

▶ 최윤수 변호사:

네, 그럼요.

▷ 한수진/사회자:

나중에 알고 참 많이 분노했겠네요?

▶ 최윤수 변호사:

한 아이는 관련 이야기를 하다가 좀 눈물을 흘리기도 했고요.

▷ 한수진/사회자:

지금 이준석 선장이 이렇게 증언을 했어요, ‘임시 선장에 불과해서 개입할 여지가 없었다’ 또 다른 승무원들은, ‘자신들은 상부 지시를 받아서 움직이는 지위라서 지시받은 대로 한 것이다. 선원 의무를 의도적으로 회피한 것은 아니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는데, 과연 이들에게 법정에서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요?

▶ 최윤수 변호사:

원래는 보도에 따르면, 이준석 선장이 임시선장이고 정식선장이 따로 있었다고 하는데요, 이 두 선장이 따로 따로 기소가 되었는데 서로 자신이 임시선장이었고 저 사람이 정식선장이었다고 책임을 미루고 있습니다. 그래서 참, 다시 한 번 선장들의 무책임함을 느낄 수 있고요. 그리고 임시선장이고 비정규직이었다고 해도 그 배에 올라타서 선장으로 있었을 때는 그 배의 모든 구조 활동이나 이런 것들을 총괄해야 하는 지위였기 때문에 단지 비정규직이었다, 라고만 해서 책임을 면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아이들도 어느 순간에는 이 상황이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을 해서 스스로 구조 활동을 했었는데 누구보다도 선원들은 먼저 알았을 겁니다, 이 배가 이제 더 이상 회복 불가능하고 침몰할 것을 알았을 텐데 단지 선장이 아무 말 없다고 해서 내가 아무것도 안한 게 책임이 없다, 이렇게 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틀 동안 있었던 학생들 증언이, 이준석 선장과 선원들 처벌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세요?

▶ 최윤수 변호사:

선원들은 자신들은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었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말씀하셨는데요. 선원들이 탈출하고 나서도 얼마든지 아이들은 누군가가 상황지시가 있거나 도움이 있으면 더 많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서 증언이 처벌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이들이 기억하는 당시 해경은 어떤 모습이었나요?

▶ 최윤수 변호사:

아이들은 사실 배 안에서는 선원들을 보지 못했고요. 배 밖으로 나와서도 그렇습니다만 구조 과정에서 해경을 보고 ‘저기 친구들이 있습니다’ 라고 말한 사람도 있는데 해경이 전혀 거기에 대해서 반응하지 않았다, 해경에 대해서도 역시 이해할 수 없다, 어떻게 그렇게 구조할 수 있을까 라는

▷ 한수진/사회자:

왜 구조되지 못했다고 하던가요?

▶ 최윤수 변호사:

자기가 이야기 했는데 어떤 대꾸도 없었다고 이야기를 했고.

▷ 한수진/사회자:

언제쯤 재판 결과가 나올까요?

▶ 최윤수 변호사:

구속기간 만기가 11월정도 라서요, 그 때 1심 판결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저희가 재판 결과를 기다려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세월호 피해자 변호인이시죠, 최윤수 변호사와 말씀 나누었습니다.

세월호 침몰 오늘로 106일째인데요. 세월호 특별법 아직 국회에서 논의만 하고 있죠? 오늘이라도 국회에서 좋은 소식 들려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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