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학의 0시 인터뷰] 아름다운 스승과 제자, 한 무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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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연극 연출 인생 60주년을 맞는 연출가 스승, 그리고 연기 인생 반세기를 넘긴 배우 제자, 이 두 분이 한 작품 속에서 만납니다. 두 분 모두 한국 연극사의 산증인이시죠.

아름다운 스승과 제자, 임영웅·손숙 선생님 함께 모셨습니다.

저도 젊을 때 선생님 연극 보면서 자랐는데, 벌써 60주년이 되셨어요. 소회가 어떠신지.

[임영웅 : 세월만 흐른 것 같죠.]

손숙 선생님은 반세기라고 말하기 미안할 만큼 아직 젊으신데, 지난해가 연기 인생 50주년이셨죠?

[손숙 : 어느새 세월이 그렇게 흘러갔는지 모르겠어요. 실감도 안 나는 데.]

두 분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셨는지 회고 좀 해주시면.

[손숙 : 1968년 김기팔 선생님의 작품으로 기억하는데, '그 여자에게 옷을 입혀라'라는 묘한 제목의 작품을 연출하셨는데, 저를 캐스팅해주셨어요. 그것이 인연이 됐으니 벌써 엄청난 세월이 흘렀네요.]

그동안 보시면서 연출가로서 임영웅 선생님에 대해 한 말씀 해주시죠.

[손숙 : 선생님께서는 연극계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호랑이 선생님이시죠. 연극에 대해서는 절대로 용서가 없으신 분이시지만, 최고의 작품을 만드는 연출가, 그리고 정말로 배우를 아끼고 사랑해주시는 연출가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임영웅 선생님을 스승으로 모신 것은 정말 제 인생에 너무 큰 행운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반대로 임영웅 선생님께서는 손숙 선생님을 어떻게 만나시게 됐고, 좀 평을 해주시죠.

[임영웅 : 손숙 씨를 처음 봤을때 서정성도 있지만 교양도 있는, 양면을 다 가지고 있는 연기자는 많지 않아요. 신인이 꽤 괜찮은 배우가 나왔다 생각을 했죠.]

손 선생님 이렇게 말씀 들으시니까 기분이 좋으시죠? 그동안 수많은 작품 같이 해오셨는데, 이번에 올리는 작품의 특별함에 대해 설명좀 해 주시죠.

[손숙 : 임영웅 선생님 연출 60년 되시는 해라서 무엇인가 선생님을 기리는 작품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해서 올리게 된 작품이 잉그마르 베르히만 감독의 '가을 소나타'라는 작품을 선생님께서 연출 하시고 제가 출연을 하면서 선생님의 60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제자들의 헌정 성격이 있는데, 선생님께서 지금까지 해오신 연극과 이번 연극이 선생님께 어떤 감회가 있으신지.

[임영웅 : 60년 했다 해서 연출을 더 잘하는 것도 아니고, 그것은 정말 숫자에 지나지 않는 것이지만. 다만 60년 동안 건강하게 연극을 할 수 있다는 게 아주 행복하죠.]

임영웅 선생님의 연극 인생이 한국 연극이 걸어온 길인데, 이 기회에 연극을 하는 수많은 후배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임영웅 : 밥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연극은 우리나라에서 배고픈 예술이라고 하죠. 연극이 힘들어도 계속해서 연극을 하겠다는 젊은이가 많다는 것은, 연극이라는 것이 우리들 생활과 절대로 떨어질 수 없는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건강하시고, 또 한국 연극계에 큰 나무로 남아주시길 바랍니다.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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