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의 유쾌했던 마지막 58분…아듀! 영원한 캡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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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캡틴' 박지성(33)이 K리그 스타들과 함께 축구 인생의 경기를 유쾌하게 마무리했다.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 위드(with) 팀 박지성' 경기가 열렸다. 박지성은 선발 출전해 주장 완장을 차고 58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승부는 의미가 없는 경기였다. 이미 은퇴를 선언한 박지성은 숨이 차는지 때로는 고통스러운 듯한 표정을 지었지만 후배들과 함께 웃는 시간이 더 많았다.

경기 시작 전 선수들이 한 명씩 호명되며 입장할 때 팬들은 박지성의 이름을 가장 크게 불렀다. 적어도 이날 경기 전반전의 주인공은 당연히 박지성이었다.

스피드와 체력은 한창 때에 크게 못미쳤으나 간간이 보여주는 '월드 클래스'의 퍼스트 터치와 패스 감각은 그대로였다.

중앙 미드필더로 선 그는 설렁설렁 뛰다가도 공이 오면 빠른 몸놀림으로 팀 박지성의 공격을 전개해 나갔다.

전반 6분 거침없는 중앙 돌파로 문창진(포항)에게 크로스 기회를 선사해 5만여 관중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전반 21분에는 전성기 시절을 연상케하는 투지 어린 플레이로 팀 박지성 3번째 골의 시발점 역할을 했다.

센터라인에서 공을 잡더니 팀 K리그 선수들을 제치며 전진해 나갔다. 수비수 3명이 달라붙었으나 끝까지 볼을 빼앗기지 않고 오른쪽의 강수일(포항)에게 내줬다. 이는 정조국(안산)의 득점으로 이어졌다.

후반 19분에는 골까지 터뜨렸다. 오른쪽에서 크로스가 올라오자 문전에서 침착하게 가슴으로 트래핑한 뒤 깔끔한 칩슛으로 각을 좁혀 나오는 이범영을 넘겨 골망을 출렁였다.

무더위와 폭우에도 자신의 마지막을 함께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팬들을 위한 팬 서비스도 잊지 않았다.

강수일이 선제골을 넣자 붉은 유니폼을 입은 팀 박지성 선수들이 본부석 쪽으로 달려와 두 줄로 마주보고 섰다.

김민지 아나운서와의 결혼을 이틀 앞둔 박지성은 김병지(전남)와 팔짱을 끼고 그 사이를 걸어가는 '웨딩 세리머니'를 해 관중을 폭소케 했다. '신부' 김병지가 던진 부케는 노총각 수비수 김치곤(울산)이 받았다.

후반 직접 득점한 뒤에는 이날 팀 박지성의 감독을 맡은 거스 히딩크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에게 달려가 안겼다.

박지성은 전반 30분만에 교체돼 그라운드를 나가더니 후반 12분 다시 '깜짝' 투입돼 관중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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