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엉터리 보고에 의전 급급…구조는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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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참 전해드리기 싫은 소식입니다. 세월호 사고 발생 6시간이 넘도록 청와대는 상황파악을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엉터리 해경보고 때문인데, 사고 초기에 승객 전원 구조설도 해경이 청와대에 전한 잘못된 보고에서 비롯됐습니다.

당시 녹취록 들어보시죠, 박아름 기자입니다.

<기자>

세월호가 기울고 있다는 최초 신고가 접수된 지 40분 만에 해경 상황실은 청와대의 전화를 받습니다.

[청와대/09시 32분 : 수고하십니다. 청와대 위기관리상황실인데요. 심각한 상황인가요?]

[해경 : 지금 일단 배가 기울어서 침수 중이고요, 아직 침몰은 안됐고요.]

대부분 승객이 배 안에 갇힌 심각한 상황인데도 해경은 전원구조가 가능하다고 장담합니다.

[경찰청 : 현재 침몰된 상황이 급박한겁니까? 아니면….]

[해경/09시 39분 : 구조 전부 가능합니다.]

배가 완전히 침몰하고 두 시간쯤 지난 낮 1시 16분, 해경은 여전히 상황파악을 못하고 있습니다.

[해경/13시 16분 : 생존자 370명이랍니다. 진도 행정선에서 약 190명 승선하고 있었다고 하네요.]

뒤늦게 구조 인원을 정정하자 청와대는 당혹스러워합니다.

[해경/14시 36분 : (총 구조자) 166명이라고 말씀드리라고 합니다.]

[청와대 : 어이구 큰일났네! 큰일났네. 이거 VIP(대통령)까지 보고 다 끝났는데.]

[해경 : 저희도 파악이 제대로 안돼서 죄송하게 됐습니다.]

[청와대 : 중대본 브리핑 368명도 완전히 잘못된 거네. 이거 여파가 크겠는데.]

허술한 초기 대응도 다시 확인됐습니다. 소방대원을 투입하자는 제안엔 관심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중앙119구조본부 : 헬기가 현장에 2대가 도착했는데요, 바로 그러면 투입을 해서 구조가 가능한 대원들이거든요.]

[해양경찰청 : 아, 바꿔드릴게요. 잠깐만요. 예, 어떤내용이세요? 일단 뭐 들어 가봐야지 알겠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뭐 그렇게…]

구조는 뒷전에 두고 청장 의전을 위해 헬기를 준비하라고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인청해양경찰서 : 직접 구조임무보다는 청장님 입장할 수 있게끔 준비하라는 겁니까?]

[해양경찰청 : 예.]

우리나라 재난 대응 체계의 밑바닥이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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