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채널 SBS]
<앵커>
지금 보시는 건 이른바 '파넨카 킥'으로 페널티 킥을 성공하는 장면입니다. 왼쪽, 혹은 오른쪽으로 몸을 날리는 골키퍼를 속이고 정면으로 툭 찬 공이 골망을 흔든 겁니다. 체코슬로바키아 파넨카가 처음 선보여 '파넨카 킥'이라 불리는 이 기술, 키커와 골키퍼 사이 기싸움이 숨어 있습니다.
축구의 과학, 노동규 기자입니다.
<기자>
골키퍼와 11m 거리에서 슛을 하는 페널티 킥은 축구에서 가장 손쉬운 득점 기회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론적으로 골키퍼는 페널티킥을 막을 수 없습니다.
시속 120km 속도의 공이 골라인에 닿는 시간은 0.3초 안팎인데 반해, 골키퍼가 방향을 정해 몸을 던지는 시간은 적어도 0.5초가 걸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많은 골키퍼는 키커가 선호하던 방향이나, 킥 순간의 디딤발과 눈을 보고 미리 방향을 정해 몸을 날립니다.
[김진규/FC서울 공격수 : 키커의 (슛 방향) 통계를 골키퍼들이 다 뽑아 놓기 때문에, 선수가 '어디로 차겠다' 생각하고 먼저 뜨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골키퍼의 이런 심리를 노린 게 '파넨카 킥'입니다.
1976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체코슬로바키아 파넨카가 선보인 킥입니다.
골키퍼와 치열한 수 싸움을 벌여 방향을 속인 뒤 가운데로 찬 공이 성공하면 골키퍼는 굴욕을 느낍니다.
[김용대/FC서울 골키퍼 : 내가 만일 그냥 서 있었으면 쉽게 잡는 공인데, (당하면) 좀 허탈한 기분이죠. 차라리 그냥 세게 반대로 차든지….]
골키퍼 정면으로 공을 찬다는 부담감에 자신감을 잃고 실패하기도 합니다.
[신태용/전 성남 일화 감독 : 강심장이 아닌 선수는 그렇게 못 차죠. 골키퍼가 가만히 서 있을 땐 정면으로 그냥 아무 의미 없이 갖다 주는 볼이기 때문에, 실수했을 때 돌아오는 타격이 큽니다.]
2006년 독일월드컵 결승전에서 프랑스의 지단이 성공한 파넨카 킥.
브라질에선 언제, 누가 선보일 지 궁금합니다.
(영상취재 : 공진구, 영상편집 : 이승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