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만원씩 내고 아이 '영어이름' 짓는 부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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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이들 영어 이름 지어주는 작명소들이 많이 생겨났는데, 이곳에서 사주와 오행까지 따진다고 합니다. 영어이름도 잘못지으면 아이에게 문제가 생길수 있다면서 꽤 많은 돈을 받습니다.

김아영 기자입니다.

<기자>

아이에게 한글 이름 외에 영어 이름도 함께 지어준 부모는 만족한다는 반응입니다.

[정 모 씨 : 유치원에서 영어 이름 쓰기도 한다고 해서 한글 이름 먼저 짓고 영어 이름도 따로 하나 지어야 하나 했는데, 마침 (무료로) 같이 지어주시더라고요.]

일부작명소에선 영어 이름도 한글 이름처럼 사주와 오행을 따져 지어줍니다. 한글은 자음마다 오행의 기운을 갖고 있는데, 알파벳도 이와 비슷하게 해석할 수 있단겁니다.

예를 들어, c, g, k, q는 기역 발음과 비슷해 나무의 기운이, B, F, M, P, V는 미음, 비읍, 피읖 발음과 비슷하다며, 물의 기운을 품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영어 단어의 어원을 따지거나, 음파를 분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비용은 만원 이하부터 수십만원까지 제각각입니다.

[○○작명원 : 저희가 원래 100만 원씩 하다가 사실 50만 원으로 낮춘 거예요. (한글·영어 이름 같이해) 어디선 200씩 주고 그래요. 단가가 그래요. 같이하니까 각각 100만 원씩 받는 꼴인데.]

영어 이름도 잘못 지으면 나쁜 일이 생긴다는, 믿거나 말거나 식의 경고도 난무합니다. 그러나 영어 이름에 완벽하게 오행을 적용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의견도 많습니다.

[김기승/한국작명가협회장 : 우리나라처럼 자음과 모음의 글자를 조합해서 고유명사를 만드는 게 아니잖아요. 동양학이라는 오행사상을 가지고 영어 이름을 지면서. 영어 이름을 거기에 맞출 수도 없고요. 완벽하게.]

유례없는 영어 작명 세태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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