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검찰은 선장과 선원들이 달아나는 동안에도 승객들에게 탈출 안내를 충분히 할 수 있었던 걸로 보고 있습니다. 배를 빠져나올 때 들고 있던 무전기로도 탈출 안내 방송 지시가 가능했다는 진술이 나왔습니다.
한상우 기자입니다.
<기자>
사고 발생 30분이 지난 9시 23분쯤 선원들은 관제센터에 선내 방송을 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세월호 선원/사고 당시 진도 VTS 교신 : 현재 (탈출 안내) 방송도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5분 뒤 배 안에서는 방송이 계속됩니다.
[세월호 선내 안내 방송 : 선실이 더 안전하겠습니다.]
이 안내 방송을 담당했던 세월호 매니저 강 모씨는 자신도 선원들로부터 위급함을 제대로 전달받지 못했다고 검찰조사에서 진술했습니다.
실제로 강씨는 사고 당일 10시쯤 3층 방송실이 물에 잠기고 나서야 학생들과 함께 대피해 구조됐습니다.
강씨는 이 과정에서 선원들끼리 쓰는 무전기로도 충분히 위급 상황 전달이 가능한데 탈출 안내 방송을 하라는 지시는 전혀 없었다고 진술했습니다.
검찰은 세월호 선원들끼리 9시 39분쯤 배를 탈출할 때 손에 들고 있던 무전기로도 탈출 지시가 가능했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무전기로 아직 방송실을 지키고 있던 강 씨에게 탈출 안내 방송 지시만 했어도 수많은 학생들을 구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실제로 10시 이전까지는 4층과 5층이 아직 물에 잠기지 않아 무전기로 지시가 전달됐다면 충분히 탈출이 가능했습니다.
검찰은 선원 자신들이 먼저 탈출하기 위해 일부러 무전기를 사용하지 않았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