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는 남 얘기" 마라톤대회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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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 '세월호' 희생자를 애도하기 위해 전국 곳곳에서 각종 이벤트성 행사가 잇따라 취소 또는 연기되는 가운데 정부나 지자체와 관련 있는 마라톤대회가 잇따라 개최될 예정이어서 비난이 일고 있다.

29일 마라톤동호회원들에 따르면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지난 20일 포천38선 하프라마톤대회, 26일 용인마라톤대회가 취소된 데 이어 휴일인 27일 예정됐던 전국 10개 마라톤대회 중 9개가 취소됐다.

그러나 5월 들어 정부나 지자체가 주최 또는 후원하는 대회 가운데 상당수가 개최될 예정이어서 동호회원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전국해양산업총연합회와 해운신문이 주최하고 해양환경관리공단이 주관하는 바다의 날 마라톤대회(5월 24일)는 조문행렬이 줄을 잇는 와중에도 대회가 열린다.

이 대회는 바다의 날(5월 31일)을 기념하고 해양수산부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열리는 대회로 여객선 참사의 책임이 큰 해수부를 비롯해 국회 바다와 경제 포럼, 해양경찰청 등이 후원하고 해양관련업체들이 협찬한다.

또 서울시가 여성신문과 공동 개최하는 여성마라톤대회(11일)와 전남도·광주광역시·나주시가 후원하는 전남혁신도시 제1회 나주한마음마라톤대회(11일)도 예정대로 열린다.

안전행정부가 후원하는 서울신문 하프마라톤대회(17일), 서울시와 서울시육생연합회가 공동 주최하는 제22회 서울특별시장기 생활체육 육상대회(18일)도 계획대로 진행된다.

그러나 마라톤대회에는 통상 수천∼수만명의 동호회원들이 참가한 가운데 차량통행을 제한한 채 도심 한복판에서 진행돼 세월호 참사로 인한 사회분위기와는 걸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화성시와 여주시가 경인일보와 공동 개최하는 제15회 화성 효마라톤대회(3일), 제14회 여주세종대왕마라톤대회(11일)는 연기됐고 유성울트라조직위원회가 개최하는 제10회 유성온천 100㎞ 울트라마라톤대회(10일)는 취소됐다.

또 11일 예정된 제23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육상대회와 제14회 제천의림지 전국마라톤대회도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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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27일 열릴 예정이던 과천마라톤대회, 보성녹차마라톤대회, 반기문 전국마라톤대회, 안동낙동강변마라톤대회, 안산시마라톤대회, 울산현대산악마라톤대회 등은 취소됐고 천안상록마라톤대회, 통일기원포항해변마라톤, 천안상록마라톤대회는 연기됐다.

한 마라토너는 연합뉴스에 보낸 이메일에서 "이번 참사의 책임이 큰 해양수산부, 전국해양산업총연합회, 각종 선주회사가 주최·후원·협찬하는 마라톤 대회가 열린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모양"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한 마라톤대회 주최측 관계자는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해 경건하면서도 조용히 대회를 치를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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