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명 생명 눈앞에 두고도…허무하게 보낸 '골든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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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침몰 당시, 해경 경비정의 구조활동을 담은 영상이 처음 공개됐습니다. 조금만 더 노력했으면 훨씬 더 많은 인명을 구할 수 있었을 텐데, 왜 그 아까운 시간에 그 정도 밖에 할 수 없었는지 정말 안타깝기만 합니다.

류란 기자입니다.

<기자>

목포해경 소속 123경비정이 사고 해역으로 출발한 지 30분 뒤, 먼발치에서 45도 정도 기울어있는 세월호의 모습이 보입니다.

아직까진 좌현 3,4,5 층 선실 부분이 수면 위로 나와 있는 상황,

[올라가!]

해경이 구명보트를 이용해 배꼬리 부분 3층 난간에서 첫 구조를 시작합니다.

푸른색 작업복의 구조자 5명 모두, 세월호의 기관사들입니다.

고속단정에서 해경 대원 1명이 구명정 작동 여부를 확인하러 5층 갑판에 오른 뒤, 경비정도 세월호의 뱃머리에 가까이 붙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구조자는 대부분 조타실의 선원들입니다.

1등 항해사 강 모 씨와 속옷 차림의 이준석 선장, 3등 항해사 박 모 씨도 줄을 잡은 채 미끄러지듯 경비정에 옮겨 탑니다.

그 사이 배는 70도 가까이 기울어 선실 대부분이 물 밑으로 가라앉았고, 위기를 직감하고 바다에 뛰어든 일부 승객들만 가까스로 구조됩니다.

선원들을 포함한 구조자들을 옮겨 실은 행정선이 팽목항으로 보내집니다.

5층 선실까지 완전히 수면 아래로 잠기자,

[망치로 뚫어!]

다급해진 해경 대원이 망치로 유리창을 깨고 선실 안에 줄을 넣어보지만, 배는 이미 90도 이상 기울었습니다.

경비정 도착 한 시간 후인 10시 40분, 300명 넘는 승객들이 빠져나오지 못한 채 세월호가 뱃머리만 남겨두고 끝내 침몰하면서, 수백 명을 살릴 수 있었던 골든타임 한 시간이 지나가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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