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수진/사회자:
문제적 사건의 실체와 본질을 날카롭게 파고듭니다. 표창원 소장의 사건과 사람들, 오늘 첫 시간인데요.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의 표창원 소장님과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표창원 소장 / 범죄과학연구소: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오늘 첫 시간인데요. 간략하게 이번 코너 소개 좀 부탁드릴까요?
▶ 표창원 소장 / 범죄과학연구소:
매주 월요일 이 시간에 여러분들을 만나 뵙게 되었는데요. 우리 시민들의 이목, 관심을 끄는 사건들 한 번 분석을 해 보고요. 그리고 과거에 유사한 사건들이 있었으면 한번 비교 제시해드리고 이런 사건이 왜 생겼는지, 앞으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려면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 이런 부분들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소장님의 날카로운 분석이 기대가 되는데요. 이번 주는 세월호 침몰 사건을 안 다룰 수가 없겠죠. 소장님은 이번 사건 보면서 어떤 생각 드셨어요?
▶ 표창원 소장 / 범죄과학연구소:
저도 부모이고요. 제 아이도 고등학생이고 우선 먼저 실종자, 희생자 부모님들하고 감정이입이 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제 주변의 학부모님들도 그렇고요. 충격, 참담함,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허술한, 엉성한 시스템이 있을 수 있는가, 이런 참극이 발생 가능한가, 이런 것들이 머릿속을 떠날 수가 없죠.
▷ 한수진/사회자:
네, 다 내 아들이고 딸들 이야기 같고 말이죠. 그래서 참담한 심정이 될 수밖에 없는데 지금 사고 원인조사, 수사가 진행이 되고 있어요. 합동 수사본부도 구성이 되었고 한데 그런 직접적인 요인도 있지만 제도적인 배경 또한 분명히 짚어봐야 할 것 같아요.
▶ 표창원 소장 / 범죄과학연구소:
네, 그렇습니다. 분명히 선장과 선원들의 잘못이 가장 크죠. 자신들의 직무상 기본적인 윤리마저도 망각하고 그럴 수 있는가 라는 것이 가장 큰데요. 하지만 거기서 그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 이면에 분명히 법과 제도의 부실이 분명 도사리고 있고요. 우리 사회의 고질적이죠. 비리와 안전 불감증, 이런 부분들이 뿌리 깊게 박혀있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디서부터 시작을 해볼까요?
▶ 표창원 소장 / 범죄과학연구소:
아무래도 가장 직접적인 책임부서이죠, 국토해양부인데요. 국토 해양부가 사실은 해양 수산부로 나뉘기 전에 국토 해양부라는 부서가 있었고요. 지금은 국토 교통부와 나눠져 있고요. 국토 해양부 시절이었던 2012년에 이미 우리나라 연안 여객시스템에 커다란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연구 용역을 의뢰해서요, 국제연구기관에. 어떤 문제가 있는가를 알아봤더니 이번 사건의 원인이 그대로 다 드러났거든요. 16년 이상의 노후화된 여객선들이 65% 이상이고 이들에게서 주로 사고가 발생한다. 아울러 이 연안 여객선의 선원들에 대한 처우가 매우 열악하고 연령이나 기능, 자격, 이런 부분에 있어서 상당히 미흡한 부분이 많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 점이 이미 지적이 되었군요.
▶ 표창원 소장 / 범죄과학연구소:
이미 지적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지적에 대한 개선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고요. 그 다음에 해경 문제죠. 해경이 구조를 위해서 가장 많은 노력과 힘을 쓰고 계시고 고생이 많으신데, 또 하나 해경의 책무가 뭐냐 하면 안전점검 관리이거든요. 지난해죠. 2013년 7월에 샌프란시스코에서 아시아나 항공이 불시착 한 사건이 있지 않았습니까. 그 때 이후에 다중 이용 시설에 대한 안전 점검이 국가 전체적으로 이루어졌고요. 해경에서는 이러한 연안 여객선을 대상으로 안전 점검을 했는데 그 때 당시에 목포 해경 같은 경우는 한 척 당 13분 정도에 그치는 대단히 형식적인 안전점검을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렇게 큰 배를 13분 동안요?
▶ 표창원 소장 / 범죄과학연구소:
그 다음에 더 직접적으로는 해운조합이라는 단체가 있는데요. 해운조합이라는 것이 해운사들의 이익단체입니다. 이 단체가 출항 전에 배들에 대한 안전점검을 관리 위탁 받아서 수행하고 있습니다, 해양 수산부로부터요. 그런데 이 해운조합이 세월호 출항 당시에 딱 20분 동안 안전점검을 했던 것으로 확인이 되고 있고요. 그런데 문제는 이 세월호가 지금 드러나고 있지만 여객 명부도 작성이 안 되어 있었고, 과적이었고요. 또 화물 고정이 대단히 부실한 상태이었다 라는 것. 가장 큰 문제는 구명정들이 전혀 작동하지 않는 안전에 대단히 취약한 문제가 있었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항 허가가 떨어졌습니다. 이 이면에는 뭐가 있느냐면 이 해운 조합이 왜 이렇게 부실하고 이익 단체가 안전점검을 하느냐, 문제가 사전에 제기가 되었었거든요. 그런데 이들의 로비가 결국은 법 제도의 개선을 막았고요. 그 이면에는 이 해운 조합의 이사장은 늘 해양수산부, 과거 국토 해양부의 고위 관리들이 낙하산으로 내려오던 이런 구조적 문제들이 있어왔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정부와 끈끈한 유착관계가 있지 않나 하는 그런 비판도 충분히 가능해보이는데 말이죠. 이익 단체가 이런 것을 점검하다보니까 점검이 제대로 될 수가 없겠죠?
▶ 표창원 소장 / 범죄과학연구소:
네,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 노후 여객선 이야기도 말씀해주셨는데 불법 개조 문제도 아주 심각하지 않습니까?
▶ 표창원 소장 / 범죄과학연구소:
그렇습니다. 이게 참 노후 문제도 보면 2009년에 규제 개혁이라는 것을 하면서 그 전까지는 사실은 여객선은 20년 이상 된 배는 못 쓴다, 선령 한계이죠. 이렇게 되어 있었는데 이 해운사들이 그러한 20년 넘은 것을 폐선 시키면 손해가 너무 막심하다, 수익 구조가 안 된다, 이런 어떤 청원을 하게 되고요. 그래서 규제 개혁이 되어서 20년 이상을 30년 이하로 늘리게 됩니다. 완화가 된 거죠. 그래서 2012년 10월에 이 세월호가 청해진 해운에 의해서 구입이 되었는데 일본에서 이미 18년 동안 운행을 하던 것이었거든요. 그러면 규제개혁이 이전이었다고 하면 구입할 수가 없겠죠, 2년 쓰려고 사진 않을 테니까요. 그런 부분들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이 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번 사건보고 일본에서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해요. ‘대한민국은 조선 대국인데 왜 이렇게 낡은 오래된 중고선을 가져다 쓰느냐’ 그런 이야기도 나왔다고 하네요?
▶ 표창원 소장 / 범죄과학연구소:
그러게요. 독도 문제며, 여러 가지 위안부 문제며 일본에 대해서 우리가 반감도 많은데요. 정말 부끄럽고 창피한 일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정말 한 두 가지가 아니네요. 지금 이번 사건 보면서 과거 유사한 사건 떠올리는 분들 많지 않습니까?
▶ 표창원 소장 / 범죄과학연구소:
그렇습니다. 우선 가장 가깝게 많이 말씀하시는 것이 서해 훼리호 사건이죠. 1993년에 발생했고요. 292명이 사망한 참극이었는데 이 당시에도 원인은 유사했습니다. 안개 속에서 무리한 출항을 했고요. 승객들이 과잉 되었었고 구명 장비가 미작동 되어 있었고요. 백서를 통해서 다 드러났고 이런 부분들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했는데 이번 세월호 사건까지 그대로 유지가 되었죠.
▷ 한수진/사회자:
그렇지만 이때는 선장과 선원들이 달아나지 않았어요. 숨진 채 발견되었죠, 조타실에서. 그런 사고 원인이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는 말씀이시고요.
▶ 표창원 소장 / 범죄과학연구소:
그렇습니다. 그 이전에도 1970년에 남영호 사건이라고 326명이 사망하셨던 참극이 있었고 유사한 원인이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 때도 같은 원인이었고, 그리고 어린 생명들이 단체로 안타까운 일을 당했다는 점에서 화성 씨랜드 화재 참사 떠올리는 분들도 많던데요.
▶ 표창원 소장 / 범죄과학연구소:
화성 씨랜드 참사 때 부모 중 한 분이었죠. 국가대표 여자 하키 선수였던 분이 너무 참담한 심정, 그리고 국가의 대응에 대한 불신과 불만, 이런 것들 때문에 훈장을 모두 반납하셨죠. 그리고 대한민국 국적도 포기하고 외국으로 이민을 가셨는데요. 이 당시에 어린이들이죠, 전부. 유치원 어린이집 학생들인데요. 어린이들 19명이 그 화재 속에서 사망했고요. 교사 4명, 총 23명이 사망한 참극이었는데 이 당시에도 결국 안전시설의 문제였습니다. 그 전에도 수차례, ‘이 시설은 청소년 수련 시설로 부적합하다’, 그 당시 이장덕 계장이라고 화성 복지 담당하시던 분이, ‘허가 내주면 안 된다’, 라고 끝까지 말씀하셨는데 그 당시 화성 군내의 비리이죠. 부군수가 결국은 책임을 졌고요. 그래서 인가를 내주었고 화재가 발생했고요. 여기에 덧붙여서 이번 사건처럼 어린이들과 같이 있어야 할 교사, 유치원 원장 이 분들이 어린이만 방치해두고 술을 드시고 있었습니다, 밖에서. 그래서 너무나 커다란 피해가 났던 사건이죠.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요, 소장님. 이 세월호 선장과 승무원들 어떻게 봐야 해요? 직업윤리, 양심, 뭐하나 제대로 된 게 없어요.
▶ 표창원 소장 / 범죄과학연구소:
일반인의 상식으로 비추어봤을 때도 고 박지영 씨 같은 경우는 선장이나 고급 승무원에 비해서 책임이 덜 한 분 아닙니까. 본인은 열악한 처우 이야기하지만 이분의 처우는 더 열악했고요. 나이도 어리고, 이 분은 자신이 탈출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 한 명이라도 더 살리려고 구명조끼 다 나누어주다가 결국은 희생하셨는데, 베테랑 선장 이 씨거든요. 이 분이 비정규직 문제, 계약직 문제 이런 것들이 있긴 해도, 어떻게 가장 최고의 책임자이고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이미 탈출을 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대구 지하철 참사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면서요.
▶ 표창원 소장 / 범죄과학연구소:
네, 너무 떠올리기도 사실은 가슴이 아픈데요. 2003년에 대구 지하철에서 방화, 김대한 이라는 범인이 방화를 했는데 거기서 그칠 수가 있었죠. 그런데 그 이후 기관사들의 대응이, 1079호입니다. 그 당시 기관사가 화재 통보를 받고는 당황한 나머지 사령실에 제대로 보고도 하지 않고는 혼자 도망가 버렸습니다. 승객들도 잘 몰랐고,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후에 들어온 1080호 같은 경우는 화재 난 사실도 모르고 들어왔다가 기관사가 마스터키를 뽑고 도망가는 바람에 더 큰 참극이 났었죠.
▷ 한수진/사회자:
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표창원 소장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