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침몰 '낙하산' 해운조합, 운항관리 제대로 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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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의 출항 전 점검이 허술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한국해운조합이 맡은 내항여객선 안전관리 업무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해운조합은 선사의 이익단체인데다 관료 출신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곳이라 안전관리를 철저히 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해운법 22조에 따라 내항여객운송사업자는 한국해운조합이 선임한 선박운항관리자로부터 안전운항에 대해 지도·감독을 받습니다.

전국 27곳에 운항관리자 74명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운항관리자는 해운조합 직원으로 3급 항해사, 3급 기관사 또는 3급 운항사 자격이 있으면서 승선 경력 3년이 넘어야 합니다.

운항관리자는 여객운송사업자의 운항관리규정 이행상태를 확인하고 구명장비, 소화 설비 등이 비치됐는지 살펴야 합니다.

탑승인원과 화물적재 상태 등도 확인해야 합니다.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은 출항 전 점검보고서에서 탑승 인원과 선원 수, 화물 적재량 모두 엉터리로 기재했지만 한국해운조합 소속 운항관리자는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천100개 선사를 대표하는 이익단체인 해운조합이 회원 업체의 안전운항을 관리 감독하므로 엄격하게 점검하기는 사실상 어렵습니다.

3년 전 내항여객선 안전관리를 해운조합에서 떼어내 별도의 조직을 설립하자는 입법 시도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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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예산이 드는데다 선사가 자율적으로 안전관리하는 것이 국제 추세라는 이유로 정부가 반대해 무산된 적이 있습니다.

특히 해운조합은 고위 관료 출신이 수십 년째 낙하산으로 이사장을 도맡아 정부와 끈끈한 유착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1962년 출범한 해운조합은 지금까지 12명의 이사장 가운데 10명을 고위 관료 출신이 독차지했습니다.

1977년부터 38년째 관료 출신 낙하산 이사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취임한 주성호 이사장은 국토해양부 2차관 출신입니다.

주 이사장은 공직에서 퇴임한 지 반년 만에 해운조합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주 이사장 밑에는 본부장(상임이사) 3명이 있는데 이들 가운데 한홍교 경영본부장과 김상철 안전본부장은 각각 해수부와 해경 고위 간부 출신입니다.

해운조합이 이처럼 해수부와 해경 출신들을 계속 영입하는 것은 로비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해수부의 한 관계자는 "전문성이 검증된 분들이라 산하기관으로 가는 것"이라면서 "해운조합에서 무언가 얻어내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앉혀놓으면 손해는 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 아니겠느냐"고 해명했습니다.

해수부는 뒤늦게 운항관리자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운항관리가 철저히 이뤄질 수 있도록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해수부 관계자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운항관리가 제대로 안 된다는 문제점이 지적됐으므로 제도 전반을 살펴보겠다.

해운조합에서 운항관리 업무를 독립시키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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