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침몰 사고 발생 이틀째인 오늘(17일) 실종자 수색작업이 오후들어 나빠진 기상 탓에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오전 사고 해역에서 시신 3구가 인양돼 사망자는 9명으로 늘었습니다.
최종 집계된 총 승선자 475명 가운데 179명이 구조됐으며 287명은 실종 상태입니다.
구조된 이들 가운데 101명(중상 5명)은 해남, 목포, 진도, 서울, 경기도 안산 등지의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민·관·군·경은 실종자 다수가 갇혀 있을 것으로 보이는 선체 수색에 주력하고 있지만, 기상이 나빠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현장에는 해경, 해군, 관공서, 민간 선박 169척과 헬기 29대가 배치됐습니다.
해경(283명)·해군(229명)·소방(43명) 등 555명이 합동잠수팀을 구성해 수중 탐색에 나섰습니다.
해경과 해군 잠수요원 20명은 2인 1조를 이뤄 어제부터 오늘 오전까지 12차례에 걸쳐 선체 내부에 진입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해양수산부는 전국 잠수 인력을 소집했습니다.
그러나 수중에 펄이 많은데다가 오후 들어 빗방울이 굵어지고 파고도 1.5m가량으로 높아지면서 잠수요원들은 선내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잠수요원들은 지속적으로 진입을 시도하하면서 조류가 잠잠해지는 오후 7시 집중 수색을 벌일 방침입니다.
낮 12시 30분으로 예정된 여객선 공기 주입 작업도 장비 확보 문제 등으로 오후 5시로 연기됐습니다.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소식을 들은 실종자 가족들은 고성과 욕설을 지르고 마이크와 물통을 던지는 등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침몰 여객선을 인양할 크레인은 어제(16일) 오후 3척이 출발해 내일 오전에 1척, 오후에 2척이 현장에 도착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객선이 항로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뱃머리를 갑자기 돌리면서 무게 중심이 쏠려 침몰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선장 이준석(69)씨 등 승무원을 밤새 조사한 해경 수사본부는 무리한 '변침'이 사고 원인이 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변침은 여객선이나 항공기 운항 등에서 주로 사용하는 말로 항로를 변경하는 것을 말합니다.
사고 지점은 목포-제주, 인천-제주를 운항하는 여객선과 선박이 항로를 바꾸는 변침점으로 제주로 향할 때 병풍도를 끼고 왼쪽으로 뱃머리를 돌려 가는 곳입니다.
급격한 변침으로 선체에 결박한 화물이 풀리면서 한쪽으로 쏠려 여객선이 중심을 잃고 순간적으로 기울었을 수 있다는 것이 해경의 추정입니다.
여객선에는 차량 180대와 컨테이너 화물 1천157t이 실려 있었습니다.
해경은 사고원인 규명을 위해 세월호 선장 이씨 등 10여명을 상대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2차 소환된 이씨는 참고인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습니다.
해경은 이씨에게 업무상 과실치사상, 선원법, 선박매몰죄 위반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씨는 조사에 앞서 "승객과 실종자 가족들에게 죄송하다. 면목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해경은 또 서해지방해양경찰청 안전총괄부장을 위원장으로 합동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첫 회의를 열었습니다.
위원회는 선박 파공 부위 등 침몰원인을 명확히 규명할 때까지 활동할 방침입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