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 중 참사를 당한 고교생의 부모들과 실종자 가족들이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하고 오열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사고 현황 발표가 혼선을 빚었고 현장에서 사고를 수습하는 당국의 대처도 미흡해 가족들의 가슴을 까맣게 태웠습니다.
실종자 가족들은 오늘(16일) 오후 구조자들이 모여있는 전남 진도 팽목항, 진도 실내체육관, 진도 한국병원, 해남종합병원, 목포 한국병원 등에 속속 도착했습니다.
살아있는 모습을 본 가족들은 기쁨의 눈물을 흘렸지만 구조자 명단에서 이름을 확인하지 못한 가족들은 오열하며 딸과 아들의 이름을 애타게 불렀습니다.
점심때부터 속속 진도에 도착해 팽목항과 진도 실내체육관을 오가며 가족의 생사를 묻고 다녀 주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습니다.
실종된 A양의 부부는 "여기저기 알아봐도 딸의 생사를 확인할 길이 없어 팽목항으로 왔다"며 "살아있다면 옆 사람 휴대전화로도 빌려서 전화했을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구조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던 가족들은 현장에서 사고 수습에 나선 전남도, 진도군, 해경, 군 등에 "구조됐는 게 맞느냐. 구조됐다면 언제 오느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현장에 나와 있는 당국 관계자들이 실종자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정부 발표 그대로 소식을 전하자 가족들은 분통을 터트리며 강하게 항의했습니다.
항의가 거세지자 5시간여 만에 책임자라며 나타난 이동진 진도군수는 "가족들의 심정을 잘 알고 있다. 현장 상황이 복잡해 말씀을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했습니다.
그러나 가족들은 거세게 항의했고 이 군수는 쫓겨나듯 현장을 떠났다.
취재진에게는 "가족들 생사를 모르는데 어디를 찍고 있느냐. 나가라"고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전남도, 진도군 등은 진도 실내체육관에 상황실을 마련하고 가족들에게 식음료 지급하는 등 지원에 나섰습니다.
오후 5시 30분 체육관에 도착한 경기 안산 단원고 학부모 300여명 중 일부는 구조자 명단을 확인하고 자녀의 이름이 없자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전체 학생 325명 가운데 77명을 제외하고는 누구와도 연락이 닿지 않는 데다 2학년 4반 정차웅 군 등 2명이 숨지고 293명이 실종된 상태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은 충격에 빠졌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