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버스 안에서 일부러 넘어진 뒤 상습적으로 합의금을 뜯어낸 남성이 붙잡혔습니다. 버스 운전 경력이 있는 이 남성은 버스 기사들의 약점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박원경 기자입니다.
<기자>
달리는 버스 안에서 한 남성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갑자기 넘어집니다.
이후 바닥에 누워 있다가 주변 사람 도움을 받고서야 겨우 일어납니다.
하지만, 이 남성이 넘어질 때 버스는 속도를 갑자기 올리지도 급정거하지도 않았습니다.
넘어질 이유가 없었던 겁니다.
[피해 버스 운전기사 : 브레이크를 안 밟았습니다. 천천히 내려가는 찰나에 그 사람이 그냥 슬로우 모션으로 넘어졌습니다.]
전직 버스운전기사 67살 이 모 씨가 합의금을 받아내려고 일부러 넘어진 겁니다.
이 씨는 11차례에 걸쳐 버스에서 넘어지고 기사들에게 합의금 명목으로 230만 원을 받아 챙겼습니다.
달리는 버스에서 사고가 나면 회사에 사고를 신고해 보험처리를 하면 되지만, 그렇게 되면 버스 기사들이 무사고 수당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을 노린 겁니다.
마을버스 기사의 경우 사고기록이 남게 되면 다른 회사로 옮기는 것도 어렵다는 점도 노렸습니다.
경찰은 이 씨를 구속하고 버스기사를 상대로 한 비슷한 범죄가 더 있는지 수사를 확대할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