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3년 전,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하자 주민들은 피난을 떠나야했고, 동물들은 버려지거나 도살처분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런데 정부의 도살 명령을 거부하고 방사능에 오염된 소를 계속 키우는 농장이 있습니다.
후쿠시마 희망 목장에 김승필 특파원이 다녀왔습니다.
<기자>
후쿠시마 원전에서 불과 14km 떨어진 곳에서 소가 길러지고 있습니다.
원전 20km 이내의 가축은 모두 도살 처분해야 하기 때문에, 정부의 방침대로라면 존재해서는 안 되는 목장입니다.
이곳의 이름은 희망 목장인데요, 소를 도살하라는 정부의 명령을 거부하고 소 350마리를 그대로 키우는 곳입니다.
목장을 지키는 이는 60살의 요시자와 씨입니다.
방사선량이 허용기준치의 10배가 넘는 곳에서, 먹지도 팔지도 못하는 소를 키우는 이유는 소야말로 원전 사고의 산 증인이기 때문입니다.
소에게 나타나는 방사능 피해를 조사하면 사람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란 겁니다.
[요시자와/60세, 희망목장 : 원전 사고 후의 방사능 오염 사실을 조사해서 기록으로 남겨야 하는데, 이런 소들을 검사하면 알 것입니다.]
피폭당한 소들을 살려내는 게 절망에서 희망을 찾는 길이란 주장이 호응을 얻으면서, 기부금과 자원봉사자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요시자와/60세, 희망목장 : 아베 총리, 자민당, 전력업계가 원전 재가동을 준비하고 있지만, 우리는 원전 반대의 상징입니다.]
요시자와 씨의 바람은 오늘 도쿄로 이어졌습니다.
[원전 재가동 반대]
원전 재가동 반대 집회에 수많은 시민이 참가했습니다.
아베 정권이 아베노믹스의 큰 걸림돌인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원전 재가동 방침을 확정했지만, 원전 피해를 경험한 일본의 민심은 원전 반대가 우세합니다.
(영상취재 : 안병욱·한철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