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의 SBS 전망대] 긴급출동 SOS 전 PD가 본 '섬 노예' 사건

前 <긴급출동 SOS 24> 김형민 SBS CNBC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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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신안 염전 노예 사건 뉴스, 여러분 어떻게 보셨습니까. 21세기 대명천지에 어떻게 이런 포악한 일이 벌어졌는지 많은 분들이 분노를 금치 못했는데요. 그런데 또 다른 인권 사각지대에서 고통 받고 신음하는 분들 혹 없을까요. 이번에는 전국적인 인권 유린의 실태 한 번 좀 살펴보고요. 이 문제의 해결책에 대해서 한 번 고민해 보려고 합니다. 저희 SBS TV에서 인기리에 방영됐던 <긴급출동 SOS 24> 기억하시죠. 우리 사회 곳곳에 인권 유린 실태를 낱낱이 고발해서 많은 분들의 관심 모았던 프로그램인데요. 이 <긴급출동 SOS 24>를 연출한 바 있었던 SBS CNBC의 김형민 PD, 연결해서 말씀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김형민 피디, 안녕하세요.

▶ 김형민 SBS CNBC 前 <긴급출동 SOS 24> PD: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예, 자, 지난 염전 노예 사건 뉴스 보셨을 텐데 어떤 생각 드셨어요.

▶ 김형민 SBS CNBC 前 <긴급출동 SOS 24> PD:

예, 사실 저희가 <긴급출동 SOS 24> 할 때부터 그런 노예 아이템을 많이 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한 건 아니지만 섬 노예, 섬에 있는 분들 같은 경우도 여러 번 했었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예, 그러니까 오래전부터 그런 일이 많았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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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민 SBS CNBC 前 <긴급출동 SOS 24> PD:

예, 상당히 많았습니다. 보면서 언제까지 이런 일이 반복이 되어야 하나, 많이 슬프기도 하고 가슴 아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그러게 말이에요. 근데 보면 완전히 외딴 섬도 아니었고, 섬의 주민들도 살고 계셨고요. 섬 주민들이 한 2,000분 가까이 된다는 거고요. 심지어 파출소도 있었던 모양인데, 이번에 염전에서 고생하시던 그 분들, 파출소가 있어도 그것에 애써 신고를 하려 하지 않았던 모양이에요.

▶ 김형민 SBS CNBC 前 <긴급출동 SOS 24> PD:

네, 지역적 특성상 그런 곳의 공권력은 그 지역 유지들이나 어떤 그런 분들과 유착된 경우가 되게 많습니다. 또 그 어떤 내용은 되게 부당할지 모르지만 어떤 고용 계약 관계가 형성이 된 경우가 많아요.

또 소개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빚을 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 누가 탈출한다거나 할 때 공권력은 돕는 것이 아니라 그 분들의 감시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그 다음 또 중요한 건 인식의 문제인데요. 공권력이든 일반 주민이든 간에 그런 사람들한테 더 이상 어떻게 해주나, 이런 인식이 되게 강합니다. 그러니까 어떤 처우를 받는지 어떤 상황에 대해서 별 관심이 없는 거죠. 관심이 줄어드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근데 사실 같은 지역 주민들도 함께 살면서 뭔가 이상하다, 이런 생각 분명히 하셨을 텐데, 근데 주민들도 적극적으로 신고하지 않으셨어요.

▶ 김형민 SBS CNBC 前 <긴급출동 SOS 24> PD:

예, 그게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첫째로는 일단 무관심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무관심요.

▶ 김형민 SBS CNBC 前 <긴급출동 SOS 24> PD:

그러니까 저 사람들이 알아서 하겠지, 라는 생각으로 어떤 처우를 받고 있는지에 대해 깊이 관심을 안 가지고요. 또 사실 이제 어떤 공권력이나 사회 안전망 감시가 어떤 그런 섬이나 이런 지역까지 사실 퍼져있지 않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그렇군요. 이번 경우도 그렇지만 심신이 좀 약하거나 정신 지체 장애를 겪는 분들, 자기 의사를 아무래도 제대로 밝히기는 좀 어려움이 많겠죠.

▶ 김형민 SBS CNBC 前 <긴급출동 SOS 24> PD:

예, 많습니다. 일단 그런 분들 노예 상태에 들어가는 과정부터요. 이를테면 서울역이나 어떤 지역에서 거의 모집하는 어떤 조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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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유혹해 데려가는 거죠. 일단 간 다음에는 폭력이나 어떤 그런 억압적 분위기에서 자기 의사 밝히기 힘든 그런 상황으로 몰아넣습니다.

그래서 그 분들은 실제로 어떤 누가 도와주러 가더라도 어떤 가겠다, 는 의지가 아니라 가기 싫다, 난 이 곳이 좋다, 는 반응이 되게 많습니다. 즉, 밖이 두려운 거죠. 그 상황에 뭔가 젖어가지고, 노예상황에 젖어서 밖에 나가길 두려워하는 경우가 되게 많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런 인권 유린 현장 찾아가보면 의외로 가족들이 암묵적으로 동의를 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면서요.

▶ 김형민 SBS CNBC 前 <긴급출동 SOS 24> PD:

예, 그게 뭐냐면 사실은 그렇습니다. 가족들이 동의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족들의 인성 때문이 아니라 최소한 가난 때문입니다. 그런 분들이 집에 있거나 장애가 있거나 병이 있는 분들이 집에 있으면 상당히 힘들 겁니다. 일반 중산층 가정두요.

▷ 한수진/사회자:

제대로 돌보기가 힘들죠.

▶ 김형민 SBS CNBC 前 <긴급출동 SOS 24> PD:

그런 분들이 이제 가난한 상황이면 정말 얘를 어떻게 데려가서 먹여주고 재워주고 해주면 그걸로 만족한다, 는 상황이 되게 많습니다.

그래서 그 가족이 있다하더라도 돌보지 못하게 되고, 관심 쏟지 못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연락도 끊기고 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이런 상황이라면 정말 대놓고 더 노동력을 착취하고 인권 유린을 일삼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번 경우도 정말 기가 막히지 않았어요.

▶ 김형민 SBS CNBC 前 <긴급출동 SOS 24> PD:

그렇죠. 저희가 구출을 하고도 연락을 드리면 화를 내거나 왜 굳이 데리고 나왔냐, 는 식의 경우가 더 많았었고요. 저희가 생각할 때는 문제가 몇 가지 있는데, 사람의 인식의 문제 같습니다.

그러니까 과거 어려웠던 시절에 저희가 사회 안전망이 없을 때, 그 땐 동네 유지가 동네 어떤 그런 분들을 데리고 밥, 술 먹으면서 노예처럼 부리는 것들이 어떤 일종의 미덕일 때가 있었어요.

어쨌건 그만큼 그 분들은 갈 데가 없었으니까요. 저희가 이제 그런 분들을 구출 할 때 주변 반응은 오히려 가해자가 인성으로 돌보고 있다, 는 인식이 되게 많았었어요.

▷ 한수진/사회자:

그래도 먹여주고 재워주지 않느냐, 뭐 이런 거죠.

▶ 김형민 SBS CNBC 前 <긴급출동 SOS 24>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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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하는 경우가 되게 많았습니다. 그러니까 과거에는 가능했지만 지금은 그것이 뭐 있을 수가 없는 일인데 말이죠.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이번에도 5년 동안 돈 한 푼, 주지 않았다는 거 아니에요?

▶ 김형민 SBS CNBC 前 <긴급출동 SOS 24> PD:

그렇죠, 그만큼 제도의 문제입니다. 그러니까 저희가 구출을 하든 또 자기네들이 자각을 하던 간에 그 분들이 거길 빠져 나와서 어떤 자립이 가능한 시스템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섬에서 나왔을 때 그 분들이 갈 곳은 시설 밖에 없어요, 사실은요.

그러니까 그 분들이 정력이 약하고 또 지원 시스템 미약하고 그래서 실제로 저희가 설득해서 나왔다가도 다시 들어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제가 볼 땐 책임 문제인데요. 그러니까 언론도 반성을 좀 해야 될 게 있는 게, 터질 때마다 뭐 해당 주민이나 파출소나 뭐 공무원 분들 폭발 시킵니다만은 실상 가해자(를 향해) 분노를 할 뿐이지, 사실 그 분노 뒤에 진지한 제도 개선이나 그런 문제에 대해서는 곧 사유가 되는...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한 번 확 들끓고 만다, 이 말씀이시죠.

▶ 김형민 SBS CNBC 前 <긴급출동 SOS 24> PD:

예, 맞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근본적으로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좀 해결할 수 있을지 그런 진지한 고민이 약했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 김형민 SBS CNBC 前 <긴급출동 SOS 24> PD:

예, 맞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뭐 어떤 게 좀 있을까요, 이런 취재 현장 많이 다녀보셨으니까 특히 이 점이 좀 시급하다, 하는 생각들 하셨을 텐데요.

▶ 김형민 SBS CNBC 前 <긴급출동 SOS 24> PD:

그러니까 아까도 한 얘기지만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은 인권에 대한 기본적 인식이랄까,

저도 의외로 몇 번 구출해 봤습니다만 첫째는 그런 인식이 없어요, 이 사람들은 나와 같은 인간이다가 아니라 이렇게 해도 된다, 이를테면은 정말로 아주 불결한 쥐새끼도 기어 다니고 그냥 아주 그런 불결한 상황에 있어가지고도 그 사람들은 이렇게 된다, 아주 그 장애가 있고 또한 어떤 제대로 판단을 못하므로 밥은 이렇게 먹어도 되는 것이고 먹다가 쓰레기를 줘도 되는 것이고, 그렇게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거기에 대한 죄의식이 없어요.

▷ 한수진/사회자:

이런 인식의 문제, 이게 좀 일단 달라져야 된다, 정말 세상 많이 달라졌는데 말이죠.

▶ 김형민 SBS CNBC 前 <긴급출동 SOS 24> PD:

그렇죠, 문제는 두 번째는 사회 안전망이나 공권력의 감시도 확충이 되어야 되는 게요. 저희가 항상 안타까웠던 게, 저희가 이런 일이 터질 때마다 보통 분노의 대상이 되는 것은 공무원들이었습니다. 말단, 일선 공무원들이요.

▷ 한수진/사회자:

뭐하고 있었냐 이거죠.

▶ 김형민 SBS CNBC 前 <긴급출동 SOS 24> PD:

그렇죠, 하지만 그 분들도 할 만큼 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이럴 땐 저희 같은 경우는 한 노예를 보러 가면 한 열흘 지켜봅니다, 감시도 하고요. 하지만 일상 공무원들은 그럴 여력이 안 돼요. 가서 상담을 하고 괜찮냐 물어보고 근데 거기선 또 당연히 좋다고 하죠, 괜찮다, 잘해준다, 그러면 또 그 이상 할 수가 없는 거예요.

▷ 한수진/사회자:

또 한편에서는 그런 지역 유지들이나 지역 경찰이나 공무원 사회에서는 다 친분이 있잖아요, 그러니까 일종의 침묵의 가라데 같은 게 있는 게 아니냐, 서로 좀 봐주는 게 아니냐, 뭐 이런 시선도 있어요.

▶ 김형민 SBS CNBC 前 <긴급출동 SOS 24> PD:

그렇습니다. 그런 경우 분명히 있습니다. 실제로 저희가 그 어떤 노예를 구출해서 이제 노예를 학대한 분들을 고발을 했었습니다. 근데 이게 1심에서 무죄가 나왔었어요. 그러니까 학대의 증거가 없다는 식으로 말이죠, 근데 그 사람들이 어떻게 했냐면은 동네 분들의 탄원을 받습니다. 이를 테면 그분들이 잘해왔었다는.. 그걸 제출을 했고 그게 효과를 봤던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제대로 처벌도 안 받았군요.

▶ 김형민 SBS CNBC 前 <긴급출동 SOS 24> PD:

예, 2심에서는 좀 뒤집히기는 합니다마는 이제 그만큼 지역 유지로서 그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고, 이제 그런 분들이 할 때는 상당히 대책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런 불법적인 직업소개소들도 적발을 해서 단속을 해야 할 것 같고요. 정말 해야 될 일이 많은 것 같습니다. 김 피디 말씀대로 이런 일 한 두 해가 아닌데 아직까지도 이런 일이 반복된다는 것, 우리 사회가 부끄러운 일인 것 같습니다.

▶ 김형민 SBS CNBC 前 <긴급출동 SOS 24> PD:

정말이요, 저희도 하면서 저희가 손을 못 대고, 접근이 안 되고, 촬영이 안 되서 손을 못 대고 해당 기관이나 어떤 넘긴 제보가 수 백 건 될 거고요. 그리고 아예 연락도 못한 제보도 수백 건 될 겁니다.

근데 그런 것들이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게 저는 가슴이 아프고요.

▷ 한수진/사회자:

이런 말씀 꼭 좀 경찰에서 귀담아 들었으면 좋겠네요.

▶ 김형민 SBS CNBC 前 <긴급출동 SOS 24> PD:

예.

▷ 한수진/사회자: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형민 SBS CNBC 前 <긴급출동 SOS 24> PD:

네,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SBS CNBC 김형민 피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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