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렇게 음식물에서 벌레가 나오고 쇳덩이가 나와서 소비자가 병원 신세까지 지는데 제조 업체들은 왜 계속 허술하기만 할까요. 신고 의무도 없고 이런 일이 있다고 해서 처벌 받지도 않아서 그런 겁니다.
김종원 기자입니다.
<기자>
대기업 식품업체가 소비자에게 보내온 택배입니다.
이 해당 업체 냉동식품에서 비닐이 나왔다면서 소비자가 반품을 하고 항의했더니 집으로 선물을 보낸 겁니다.
[소비자 : (이물질) 반품 선물인데, 한번 포장 해제해 보겠습니다.]
택배 상자 안에는 냉동식품과 함께 죄송하다는 내용의 편지가 들어 있었습니다.
[봉투가 하나 있는데, 봉투를 열어 보겠습니다.]
비슷한 경험을 한 소비자는 우리 주변에 많습니다.
[김경훈/'구더기 햄' 피해 소비자 : (햄에서 구더기가 나온 걸) SNS에 먼저 올리고 본사에 전화를 했거든요. 본사에서는 돈을 약간 보내주더라고요. 그걸로 흐지부지하게 넘어갔어요.]
기업이 소비자를 선물로 달래서 사건을 덮는 건데, 이게 가능한 건 식품관리 규정이 허술하기 때문입니다.
고기반찬, 소시지, 우유, 분유 같은 축산 가공식품이나 햄버거, 치킨 같은 프랜차이즈 식품의 경우는 음식에서 이물질이 나오더라도 이 기업이 당국에 신고를 할 의무가 없습니다.
콜라나 과자 같은 일반 식품의 경우 반드시 식약처에 신고해야 하는 것과 큰 차이가 있습니다.
농림부에서 식약처로 관리부서가 올 초에 바뀌었지만 이물질 신고를 의무화하도록 관리 규정을 바꾼 법안은 아직도 국회에 발이 묶여 있는 탓입니다.
[하정철/한국소비자원 팀장 : (축산가공품처럼) 의무 신고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식품을 제조하는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제조나 품질 관리가 허술하다고 볼 수 있겠죠.]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이물질 사고를 어물쩍 넘겼다가는 기업의 존폐가 걸릴 정도의 배상금을 물어야 합니다.
(영상취재 : 김균종·양두원, 영상편집 : 장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