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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일 2주기 '주석단' 통해 본 권력 구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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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TV가 17일 생중계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2주기 중앙추모대회 주석단에는 장성택 숙청 이후 권력구도의 변화가 뚜렷이 감지되지 않았다.

장성택 처형 이후 닷새 만에 열린 이날 행사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권력 공식 서열대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양쪽에 자리했다.

작년 1주기 때 장거리 로켓 발사 성공으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옆자리를 상징적으로 차지했던 최춘식 제2자연과학원장은 주석단의 앞에서 세 번째 줄에 앉았다.

통일부는 이날 김정일 2주기 중앙추모대회의 참석자를 분석한 결과 최근 장성택 숙청과 관련한 권력변동의 징후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 장성택·김경희 사라지고 박봉주 약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얼마 전까지 북한의 '2인자'였던 장성택과 그의 부인 김경희 노동당 비서의 모습이 사라진 것이다.

지난해 김정은 제1위원장의 왼쪽 세 번째에 앉아 권세를 과시했던 장성택은 2주기를 불과 닷새 앞둔 지난 12일 '쿠데타' 혐의로 처형됐다.

지난해 김 제1위원장의 오른쪽 세 번째에 앉았던 김경희는 남편 처형 후 열린 첫 공식 행사에 불참했고, 그 자리에는 '여자 빨치산 혈통'의 대표 주자인 황순희 조선혁명박물관장이 자리했다.

김국태 노동당 검열위원장도 지난 13일 사망해 자리를 비웠다.

민간인 출신 중 단연 눈에 띄는 새 인물은 박봉주 내각 총리다.

지난해 추모대회에서 당 중앙위 후보위원에 불과해 주석단에 오르지조차 못했던 박봉주는 올해 3월 말 일약 정치국 위원과 총리 자리를 꿰차면서 1년 전 전임자 최영림이 앉았던 김 제1위원장의 왼쪽 두 번째 자리를 차지했다.

최영림은 박봉주에게 자리를 내줬지만 '원로' 대우를 받으며 김 제1위원장으로부터 7번째 자리에 앉았다.

그외 당 정치국 위원·후보위원들의 권력서열 변동은 없었다.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김기남·최태복·박도춘·김양건·김영일·김평해·곽범기·문경덕 당 비서는 작년처럼 주석단 맨 앞줄에서 김 제1위원장의 좌우편에 공식 서열 순서에 따라 앉았다.

당 정치국 위원인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부위원장, 강석주 내각 부총리, 정치국 후보위원인 조연준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주규창 기계공업부장, 로두철 내각 부총리도 지난해와 같이 주석단 맨 앞줄에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 주석단 앞에서 두 번째 줄에서 김 제1위원장과 가장 가까운 자리에 앉았고, 장성택 숙청과정에서 일부 언론에서 망명설이 나왔던 리무영 부총리는 올해 한자리만 밀려났다.

이로써 현재 노동당과 내각 고위인사 중 당장 '장성택 일당'으로 숙청된 인물은 없는 셈이다.

◇ 군부 인사 물갈이 눈에 확 띄어

지난해 주석단에서 현영철과 김격식이 앉았던 자리를 올해에는 일선 군단장 출신인 리영길과 장정남이 각각 차지했다.

지난해 4월 김정은 정권 출범과 함께 최룡해가 군 총정치국장에 오르고 그해 7월 리영호 전 총참모장이 숙청된 후 총참모장은 현영철→김격식→리영길로, 인민무력부장은 김정각→김격식→장정남으로 교체된 결과다.

또 지난해 추모대회 당시 총참모부 작전국장으로 주석단 두 번째 줄에 앉았던 최부일은 올해 2월 인민보안부장으로 약진해 주석단 맨 앞줄에 앉았다.

지난해 주석단 두 번째 줄에 앉았던 손철주 총정치국 부국장과 박정천 포병사령관은 올해 주석단에서 보이지 않았고 대신 변인선, 서홍찬, 김수길·렴철성 총정치국 부국장 등 새로운 얼굴이 주석단 두 번째 줄에 등장했다.

반면 주석단 맨 앞줄을 차지했던 김격식·김정각·리명수 등 김정일 시대 군부 핵심 인사들은 이번 주석단에서는 사라져 군부의 세대교체를 실감나게 했다.

다만 김영춘·리용무·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과 현철해 군 차수는 '원로' 대우를 받으며 올해 주석단에서도 작년과 비슷한 자리에 앉았다.

장성택 숙청의 핵심인물로 지목돼 권력 서열 상승을 기대했던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에도 국방위 부위원장들보다 낮은 서열에 자리를 잡아 공식 서열상에서는 큰 변화가 없음을 나타냈다.

정치국 후보위원인 리병삼 조선인민내무군 정치국장도 1년 전처럼 앞줄 맨 마지막 자리에 앉았다.

한편 윤정린 호위사령관, 조경철 보위사령관, 윤동현 인민무력부 부부장, 리병철 항공 및 반항공군 사령관, 김명식 해군사령관, 김영철 정찰총국장, 오금철 총참모부 부총참모장 등 군부 핵심인물들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주석단 두 번째 줄에 앉아 건재함을 과시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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