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와 원내대표가 2일 꽉 막힌 정국을 풀기 위해 마주앉았지만 서로 고성을 주고받는 등 험악하게 대립하다 소득없이 발길을 돌렸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가 국회 귀빈식당에서 1시간 15분여간 비공개로 진행한 이날 회담은 정기국회의 쟁점을 타결지을 돌파구가 마련될지에 기대가 모아졌으나, 양측의 격한 감정을 여과없이 표출한 자리가 되고 말았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새해 예산안의 조속한 처리를 전면에 내세운 반면, 민주당은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한 특검 도입 요구에서 물러서지 않으면서 파열음이 커졌다.
양측의 충돌은 회담 시작 1시간여 후 논의가 제자리걸음만 하는 상태에서 김한길 대표가 "왜 자기들의 주장만 하면서 예산 얘기만 하느냐"고 새누리당 측에 언성을 높이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황우여 대표가 "예산은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김 대표는 "누구는 국민 생각 안하나"라고 큰소리로 맞섰다.
나아가 김 대표는 흥분한 어조로 혼잣말을 하듯 "답답하다.답답해"라고 말하는가 하면 "나 김한길이 관둬도 좋다 이거야. 누가 죽나 한번 봅시다" 등 수위 높은 발언을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책상을 내리치는 듯한 소리가 회의장 밖으로 새어나오기도 했다.
고성이 오간 시점이 공교롭게도 야당이 반대하는 감사원장ㆍ검찰총장ㆍ복지부장관 임명을 청와대가 발표한 시각과 겹쳐 눈길을 끌었다.
청와대의 임명계획 발표가 회담에 '불을 붙였는지' 분명하지 않으나, 일단 회담 당사자들은 "임명강행 소식을 회담 후 들었다"고 말했다.
회담은 결국 오후 3시50분께 결론 없이 끝났다.
여야 대변인은 국회 정론관에서 "내일 오전 10시에 다시 협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황 대표는 회담장에서 나오며 기자들에게 담담한 표정으로 "충분히 솔직한 얘기를 다 했다. 내일 많이 다른 얘기를 할 것"이라며 "자꾸 얘기를 하면서 풀어야 한다. (내일 회담은)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도 "얽힌 실타래를 풀기 위한 과정"이라며 "(예산안의 경우) 협상이 진행 중이니 얘기가 마무리될 때까지 단독 상정은 어렵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반면 김 대표는 기자들의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한참 침묵하더니 "갈 길이 멀지만 내일 얘기해보겠다"고만 짧게 답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양특(특검·특위 문제)에 대한 입장의 간극이 컸고, 그래서 얘기가 더 진전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전 원내대표는 "새누리당과 우리가 얘기하는 특위의 성격이 다르다"며 "고성이 오간 것도 양특을 둘러싼 간극 탓"이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