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만 원 삼성 TV, 美 '직구'는 215만 원…한국은 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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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해외쇼핑몰에서 물건을 직접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의류부터, 주방식기, 심지어 대형 TV까지 주문하는데, 교환, 환불은 어렵고, 배송도 오래 걸리지만, 가격이 놀랄만큼 싸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국산 제품인데도 해외 구매가 훨씬 저렴한 경우도 있습니다.

김종원 기자의 생생 리포트입니다.

<기자>

미국에서 막 도착한 화물기입니다.

이 비행기 한 대에서만 대형 트레일러 석 대 분의 화물이 운송됐습니다.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일반 개인이 미국 업체에 직접 주문해서 받은 '직구 물품'입니다.

전부 미국에서 들어온 물건들인데 오늘 하루에만 이곳 세관에 2천 건 넘게 들어왔습니다.

공항 세관창고에는 6, 70인치 대형 TV가 잔뜩 쌓여 있습니다.

[65인치가 1천 5백 달러. 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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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온 이 삼성 65인치 스마트 TV는 160만 원 정도로, 여기에 관세 32만 원, 운송료 25만 원이 붙어도 215만 원입니다.

국내가격 450만 원보다 2배 넘게 싸다 보니, 역수입이 되는 겁니다.

[권오건/인천세관 직원 : (요즘 TV가 많이 들어오나요?) 네, 아무래도 국내 소비자들이 많이 구매하시는 것 같아요]

백화점에서 팔리는 의류와 신발도 쌓여 있는데, 가격은 우리보다 서너 배 더 쌉니다.

[우리나라에서 꽤 비싸게 팔리는 브랜드인데, 재킷에 스웨터에 셔츠 네 벌을 해서 총 6벌인데도 164달러, 그러니까 한 18만 원밖에 안 합니다.]

도대체 얼마나 가격 차이가 얼마나 큰지, 시장조사를 해 봤습니다.

요즘 많이 팔리는 캡슐 커피 기계입니다.

똑같은 제품이 일본에선 7만 원 꼴로 우리나라가 세 배 비쌉니다.

59만 원짜리 핸드백이 미국에선 38만 원, 23만 원짜리 아기 점퍼는 10만 원입니다.

심지어 전자제품이나 자동차같이 우리나라 기업이 만든 제품조차도 미국에서 훨씬 더 싸게 팔립니다.

[이혜리/아기 엄마 : 이 점퍼를 제가 백화점 매장에서 9만 원 정도 주고 산 걸로 기억하는데요, 미국 사이트에서 조회를 해봤더니 36달러 (3만 8천 원) 인거에요. 우리나라가 거품이 심한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직접구매를 시작했고 옷 열 벌 사고, 34만 원을 아꼈다고 합니다.

제조 판매사들은 국내 유통구조가 외국보다 복잡해서 가격이 비쌀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국내 소비 심리를 이용한 고가 정책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여준상 /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 많은 업체가 우리나라에서 고가의 마케팅이 잘 먹힌다는 그런 인식을 하고 있습니다. 똑같은 제품을 다양한 국가에 판매할 때, 한국에는 처음에 확실히 가격을 좀 높여서 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인은 봉이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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