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과 아일랜드가 연달아 은행 구제금융 '조기 졸업' 계획을 발표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들은 1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회의 후 발표한 성명에서 스페인이 내년 1월 국제 채권단의 구제금융 관리체제에서 졸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엔다 케니 아일랜드 총리도 같은 날 긴급 각료회의를 열고 다음 달 15일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의 구제금융 관리체제 졸업 방침을 확정했다.
두 나라는 자생적 회복을 위해 구제금융 졸업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금융시장 충격에 대비한 그 어떤 예방적 보호조치도 요청하지 않기로 했다.
이로써 금융위기 이후 국제채권단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은 유로존 위기 5개국(스페인, 아일랜드, 포르투갈, 키프로스, 그리스) 가운데 두 나라가 가장 먼저 자력 경제를 회복하게 됐다.
두 나라의 구제금융 조기졸업 계획에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유럽통화 안정이라는 우리의 정책이 옳았고, 성공적이었음을 보여준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루이스 데 귄도스 스페인 재무장관은 "스페인의 구제금융 종료는 스페인과 유럽 경제 전체에 좋은 소식"이라고 강조했고, 케니 아일랜드 총리도 "적기에 내린 옳은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애초 아일랜드에 대한 구제금융 연장을 지지했던 이른바 '트로이카'(IMF·ECB·EU) 국제 채권단도 이날 성명에서 "아일랜드가 스스로 국가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유로존 안팎의 상황을 고려하면 아일랜드와 스페인 정부의 판단이 위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WSJ는 전했다.
유로존의 3분기 성장률이 0.1%에 그쳤고 스페인, 아일랜드 두 나라의 부채율도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은행권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에도 착수한 상태다.
최근 경질된 루신다 크레이턴 전 아일랜드 유럽 담당 국무장관은 트윗에서 유로안정화기구(ESM) 등으로부터 예비 보호조치도 요구하지 않기로 한 정부 결정에 대해 "위험한 전략"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무디스 투자자 서비스(MIS)의 크리스틴 린도우 부사장은 아일랜드가 신뢰할 만한 이유로 구제금융 조기 졸업 결정을 내렸다고는 생각하지만 정크(투자 부적격) 수준의 현재 국가 신용도를 올릴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런던·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