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호주가 동남아시아 각국의 대사관을 활용해 불법 감청을 비롯한 스파이 활동을 벌여왔다는 의혹과 관련해 파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에 이어 말레이시아와 태국도 미국과 호주에 스파이 활동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고 해명을 요구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습니다.
외신들은 이번 파문이 동남아 국가들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맞서 지난 2011년 이후 계속된 미국의 아시아 중시 외교 전략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최근 발리에서 열렸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불참한 데 더해 동남아 국가들의 반발이 커지면서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전략이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이에 앞서 호주 시드니모닝헤럴드는 전 미국 중앙정보국 직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이 폭로한 문건을 인용해 미국과 호주가 동남아 주재 외교시설에서 광범위한 정보수집 활동을 벌였다고 보도했습니다.
신문은 이 스파이 행위에 자카르타와 방콕, 하노이 등 동남아시아의 주요 도시에 있는 호주 외교 시설들도 관여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에 대해 "이런 행위는 절대 용납될 수 없는 것"이라며 자카르타 주재 미국과 호주 대사관에 즉각 해명하라고 항의했습니다.
말레이시아 정부도 미국과 호주의 쿠알라룸푸르 주재 외교 대표들을 차례로 불러 자국 내 외교 시설의 정보 수집 활동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고 항의문서를 전달했습니다.
태국 고위 관계자는 미국의 스파이 활동이 태국 법을 위반한 범죄라며 미국이 도청 협조를 요청했더라도 협력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달 31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미국 국가안보국의 무차별 정보수집 사태에 대해 일부 감시활동이 도를 넘어선 것을 인정하며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세계 여러 나라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