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미국 vs 중국, 우주 전쟁 막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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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때 영화 '스타워즈'를 봤습니다. 충격이었습니다.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우주 전함과 전투기가 광선포를 쏘아대며 우주전을 벌이는 시각적 인상만으로도 저는 정신이 혼미해졌습니다. 어린 마음에 한동안 '우주 앓이'를 겪어야 했습니다.

그렇지만 우주 전쟁은 스타워즈 첫머리에 나오는 문구 마냥 멀고 먼 우주 저멀리 한 은하계에서 벌어지는 상상화일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1980년대 어느날 '스타워즈'는 현실속 화두로 뉴스에 등장했습니다.

우주 전쟁의 서막

1983년 당시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은 SDI라는 새로운 전략 계획을 들고 나옵니다. 냉전이 한창인 시절, 언제 핵 전쟁이 일어날지 몰라 전세계가 전전긍긍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레이건 대통령은 우주 전력으로 미소의 팽팽한 핵균형을 무너뜨리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간단히 개념을 설명하면 소련이 대륙간 핵탄두탄을 발사할 경우 우주의 인공위성이 즉시 포착해 고도 상승 단계에서 레이저 광선으로 요격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실제 3백억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돈이 투자돼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미·소 두 나라는 또 군사 위성을 공격하는 전략무기 개발도 추진합니다. 실제 소련은 킬러 위성이 인공위성 근처에서 자폭해 금속 파편을 흩뿌리는 방식으로 위성을 파괴하는 실험에 성공합니다. 미국은 이보다 조금 늦게 전투기에서 발사한 미사일로 인공위성을 요격해냅니다. 우주가 본격적으로 전쟁터로 변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미국의 SDI는 흐지부지 됐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소련의 붕괴였습니다. 탄두 미사일에 의한 핵전쟁 가능성이 대폭 낮아지면서 천문학적인 액수가 들어갈 무기 체계를 굳이 만들 필요가 없어진 것입니다. 아울러 우주를 평화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도 걸림돌이었습니다. 하지만 소련이 무너져버린 상황에서 미국은 우주 전쟁 분야에서 라이벌이 없는 독보적 위치를 점합니다.

중국의 등장, 거센 추격

2007년 1월11일 중국이 860km 상공에 떠있는 자국의 폐기 기상위성을 탄도미사일로 맞춰 폭파시켰습니다. 세계가 경악했습니다. 초속 20km의 속도로 움직이는 인공위성을 800km 밖에서 미사일을 쏴 맞추는 것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아니, 날아가는 총알을 총을 쏴서 맞추는 격입니다. 중국의 미사일 기술 수준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세계가 목도했습니다. 특히 우주 전력에서 유아독존이던 미국은 바짝 긴장했습니다. 지상 500km에 떠있는 첩보위성들이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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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는 시작일 뿐이었습니다. 중국은 우주 전쟁 분야에서 맹추격하고 있습니다. 커지는 국력을 바탕으로 한 해, 한 해 미국과의 기술 격차를 줄여가고 있습니다. 발전 속도로만 보면 중국이 더 빠릅니다. 재정적 어려움에 처해 있는 미국 정부에 비해 중국 정부는 막대한 고급 인력을 대단히 싸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우주 전쟁의 전략적 가치

앞서 말씀드린대로 미국의 레이건 전 대통령이 내놨던 우주 전쟁 전략은 조금 허황됐습니다. 기술적 어려움은 차치하고라도 비용이 너무 들기 때문에 경제성이 떨어졌습니다. 그보다 훨씬 싸게 비슷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안들이 있었죠. 하지만 최근 추진되는 우주 전쟁의 전략 목표는 명확하고 또 치명적입니다. 바로 각종 인공위성에 대한 공격입니다.

군사·첩보 위성만 대상이 아닙니다. 통신 위성은 물론 가장 핵심 목표는 GPS 관련 위성들입니다. 얼마전 중국이 北斗(베이두)라는 독자 GPS를 내놨습니다. 스스로 쏘아올린 위성으로 GPS망을 구성해 일반에 서비스하기 시작한 것이죠.

그런데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 20여 대의 위성을 쏘아올린 이유는 상업적 이익보다도 군사 전략적 측면이 더 큽니다. 미사일, 전투기를 비롯한 거의 모든 무기 체계가 GPS를 기반으로 작동합니다. 그런데 유사시 미국이 이 서비스를 끊어버리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자랑하던 첨단 무기들이 모두 깡통으로 변해버리게 됩니다. 따라서 중국으로서는 독자적 GPS망이 필수적이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윤영현 특파원의 월드리포트를 참조하세요.)

그럼 거꾸로 적대국의 GPS 위성을 공격해서 위치인식망을 무너뜨리면 어떨까요? 적국의 무기체계를 장님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비용 대비 효과가 확실합니다. 미국과 중국이 경쟁적으로 관련 전략 무기 개발에 매달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美 X37B vs 中 神龍·아오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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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전쟁1

우주 전쟁의 핵심 전력은 역시 우주 공간에서 활동할 수 있는 전투기입니다. 상대국 위성을 공격하기도, 자국 위성에 대한 공격을 방어하기도 하면서 유사시 위성을 대신해 지휘 통신의 대체 목적으로도 쓸 수 있는 비행체 말이죠. 이 분야는 미국의 독무대였습니다. 우주 왕복선 기억 나시죠? 당시 축적된 기술을 활용해 만든 것이 군사용 무인 셔틀 X37B입니다. 우주왕복선의 모습을 빼닮았지만 크기는 4분의 1로 줄여 발사에 들어가는 비용을 대폭 줄였습니다. 대기권 밖에 장기간 머물 수 있으며 무인 조작으로 대기권에 재진입해 착륙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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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전쟁2

이런 미국의 독주에 중국이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바로 神龍(션룽)입니다. 워낙 극비리에 개발하다보니 제원에 대해 공개된 정보가 거의 없습니다. 다만 미국의 X37B를 벤치마킹한 비행체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중국은 아울러 최근 공식적으로 또 하나의 소형 우주왕복선 아오텐 1호의 시험비행에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에 이어 우주왕복선 기술을 보유한 유이한 나라가 된 것입니다. 역시 자세한 제원은 물론 사진 한 장 구할 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중국이 미국에 대해 우주 전투기 분야에서 맞상대로 부상했음을 의심하는 전문가는 아무도 없습니다.

美 Phoenix vs 中 試驗

다른 나라의 인공위성을 포획해 무용지물로 만들거나 내 마음대로 조정하는 것은 어떨까요? 유사시 효과적인 전술이 될 수 있습니다. 역시 미국과 중국이 맹연구하고 있는 분야로 드러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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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전쟁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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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의 보수성향 군사전문매체인 워싱턴프리비컨은 중국이 지난 7월20일 3기의 위성을 발사했는데 이 중 하나에 로봇팔이 달려 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이 발사한 스옌(試驗)7호, 촹신3호, 스젠(實踐)15호 위성 가운데 스옌 7호가 지난달 말 갑자기 궤도를 바꿔 촹신3호에 접근해 로봇 팔로 붙잡는 방식으로 두 위성이 결합했다고 워싱턴프리비컨은 주장했습니다.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은 "이번 실험으로 중국이 우주 공간에서 파편을 만들지 않고도 미국 위성을 근거리에서 감시하거나 자국 위성 장치를 이식해 임의로 조작, 또는 파괴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합니다.

중국측은 이에대해 "우주 공간에 떠돌아다니는 잔해를 관찰, 또는 수거하기 위한 실험"이라고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로봇팔이 달린 위성의 존재는 사실상 인정한 셈입니다.

얼마전 이번에는 중국 언론들이 반격을 가했습니다. 미국방위고등계획국이 수명이 다한 인공위성 등에서 쓸모 있는 부품을 수거해 새로운 인공위성에 부착하는 개념의 '피닉스 프로젝트'를 내놨는데 이게 군사작전용이라고 대대적으로 보도했습니다. 마찬가지로 로봇팔을 이용해 다른 인공위성을 파괴하거나 조작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미·중이 양국 언론을 통해 번갈아 장군, 멍군을 부르는 형세입니다.

中의 소형로켓 콰이저우(快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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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전쟁5

우주 강국들이 서로의 위성을 파괴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대책은 무엇일까요? 상대보다 더 빨리 위성을 띄워 재빨리 손해를 복구할 능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서로 눈을 찔러 장님이 된 상황에서 내가 먼저 눈을 회복할 수 있다면 승기를 잡을 가능성이 그만큼 커지겠죠.

중국은 이 분야에까지 발빠르게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지난달 중국 언론들은 네이멍구 주취안 우주 발사대에서 긴급 소형로켓 콰이저우 발사에 성공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로켓에는 관측 겸 통신 인공위성 한 기가 실려 있다고 전했습니다. 군사전략가들은 이 콰이저우가 사실상 군사용이라고 분석합니다.

우주 전쟁이 일어났을 때 적국이 인공위성을 파괴하면 콰이저우 로켓을 이용해 새 인공위성을 즉시 지구 궤도에 다시 올릴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일반적으로 통상 인공위성과 운반 로켓은 제작부터 발사까지 6∼9개월이 소요됩니다. 하지만 콰이저우 로켓을 대량 제작해 인공위성을 미리 탑재하고 있다가 적에게 포착되지 않은 장소에서 수시로 발사할 수 있다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핵심 위성 등이 파괴되더라도 중국은 짧으면 불과 수 시간만에 이를 대체할 인공위성을 다시 운용할 수 있게 됩니다.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콰이저우 로켓이 고정 발사대 대신 이동식 발사대에 실려 기동성을 갖출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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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전쟁4

우주 전쟁은 낭만적? 비극적

영화 '스타워즈'속 우주 전쟁은 상상화가 맞습니다. 현실에서 우주 전쟁이 일어나면? 이런 상황이 펼쳐질 것입니다. 하늘에 떠있던 비행기들은 갑자기 방향을 잃게 됩니다. 자동항법장치는 모두 먹통이 됩니다. 수많은 여객기들이 비상 착륙을 감행하고 추락하는 경우도 빈발합니다. 항공기들은 감히 이륙할 생각을 못하고 발이 묶입니다. 미사일을 쏘면 아무대로 날아갑니다. 대양에 나가있던 선박들은 길을 잃습니다. 구식 나침반을 꺼내들고 옛 선조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더듬더듬 해로를 찾아야 합니다. 차량에 장착된 내비게이션도 무용지물입니다. 상당수 통신기도, 텔레비전도 작동을 멈춥니다. 기상 예보는 중지됩니다.

우주 전쟁이 끝난 뒤 후유증은 더 심각합니다. 우주 공간이 파괴된 위성 잔해로 가득합니다. 새로운 위성을 쏘아올리기도 힘들 지경입니다. 우주 여행도 힘들어집니다. 언제 어디서 우주 쓰레기가 초속 20km 넘는 속도로 달려올지 알 수 없습니다.

유엔은 이런 비극을 막기 위해 2005년 우주무기 개발금지협정을 체결하자고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방어적 무기' 개발을 막으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중국의 우주 무기 개발을 막을 명분도 없습니다.

현재 지구상에는 인류를 멸망시키기에 쓰고도 남을 핵무기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우주 무기들까지 경쟁적으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이런 무기들은 인류가 스스로를 지구에 발 묶을 수도 있습니다. 그저 모두 함께 외통수로 나아가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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