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메르켈 감청' 물증은 없지만 강한 심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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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정부가 어제(24일) 미국 정보기관의 메르켈 총리 휴대전화 도감청 의혹을 제기했지만,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독일 정부의 발표 내용에는 언제, 어떻게 도청 또는 감청이 이뤄졌는지 구체적인 팩트가 빠져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괘씸한 소행'에 대한 확신은 분명해 보입니다.

슈테펜 자이베르트 독일 정부 대변인은 메르켈 총리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통화해서 이런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현재는 휴대전화를 엿듣지 않고 있고 앞으로도 감청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고 전했습니다.

독일 정부가 이번 의혹을 제기한 배경에는 지난 7월과 8월에 걸쳐 미 중앙정보국(CIA) 직원이었던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내용을 지속적으로 게재한 독일 주간지 슈피겔의 역할이 큽니다.

슈피겔 측은 메르켈에 대한 미국 정보기관의 감청 가능성을 독일 정부에 알렸습니다.

그러나 독일 일간지 벨트는 강한 의혹은 있으나 독일 정부가 물증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벨트는 자체 입수한 정보를 근거로 메르켈의 휴대전화 번호가 스노든이 빼낸 기밀문서에 들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벨트는 미국 정보기관이 메르켈 총리의 휴대전화 통화를 엿들었다면, 그녀가 2009년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사용한 노키아의 `6260 슬라이드' 모델을 노린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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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총리는 지난 7월부터 스마트폰 `블랙베리'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휴대전화는 통화나 문자뿐만 아니라 이메일도 암호화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옛 기종의 휴대전화도 암호화가 가능하지만, 기술이 최신 스마트폰보다 떨어집니다.

독일 정부가 미국과의 관계 악화 가능성에도 이번 의혹을 제기한 것은 자국 정보기관인 연방정보보안청(BSI)과 연방정보국(BND)의 검증을 거친 것으로 보입니다.

벨트는 정보 당국의 소식통을 근거로 두 정보기관이 `짙은 의심'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정보기관이 메르켈의 휴대전화를 장기간 엿들었다면 이는 노키아 6260 모델을 사용한 독일 정부 관계자 5천 명의 통화 내용도 감청했을 수 있다는 얘기라고 이 신문은 지적했습니다.

한편, 독일 연방검찰청은 정부 당국에 이번 사안과 관련된 자료를 요구했습니다.

독일과 미국의 오랜 돈독한 신뢰 관계가 크게 훼손되지 않고 이번 의혹이 해소되려면 정확한 사실이 밝혀지고 재발방지에 대한 분명한 해법이 마련돼야 한다고 독일 내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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