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 한국대사관 도청의혹 4개월…사실확인도 못해

박주선 "공식 항의도 못하는 외교부 큰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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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핵심 재외공관인 주미 한국대사관에 대한 미국의 도청 의혹이 제기된 지 4개월이 되어간다.

그러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유보 등을 거론하면서 도청 의혹에 강하게 항의하는 유럽이나 중남미 지역의 국가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우리 외교부의 이렇다할 대응은 크게 눈에 띠지 않고 있다.

지난 7월 초 한국을 포함한 38개국의 주미 대사관에 대한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도청 의혹에 제기됐을 당시 외교부는 내부 논의 끝에 "엄중한 사안으로 사실 관계 확인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런 입장에 따라 두 차례에 걸쳐 미국측에 사실관계 확인을 공식적으로 요청했으며 다른 외교 채널을 통해서도 미측과 협의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지난 8월 우리측에 일반적인 차원에서의 정보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나 이 이후에는 도청 의혹을 둘러싼 한미간 협의에는 별다른 진전은 없는 상태다.

외교부는 24일 미국이 도청의혹을 인정했는지 여부와 미측의 유감 표명이 있었는지를 묻는 국회 외교통일위 박주선(무소속) 의원의 질의에 대해 "미국과의 협의는 계속 이어져 오고 있다. 우리 부 외에 채널로도 협의 중이다"고만 답했다.

"아직 사실확인이나 유감 표명조차 듣지 못하는 것은 문제 아니냐"는 박 의원의 질문에 대해 외교부는 "여러 루트를 통해 노력하고 있으며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사안이 다르기는 하지만, 한미간의 이런 모습은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 대한 미국의 도청 의혹에 대해 독일 총리 대변인이 최근 문제제기를 하고, 이에 대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현재는 휴대전화를 엿듣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도청하지 않겠다"고 대응한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문제는 정부의 소극적인 대응으로 재발 방지 부분도 별 진전이 없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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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 의혹에 대한 사실 여부가 확인이 되지 않고 미측에서도 별다른 조치를 내놓지 않으면서 도청 의혹에 대해 현재까지 별다른 후속조치가 취해진 게 없어서다.

외교부는 관계기관 합동으로 도청의혹 제기가 있었던 7월 전후 보안측정(6∼8월)을 했지만 도청과 관련해서는 특이사항을 발견하지 못했다.

외교부는 "특정한 문제가 있다면 그것을 바꿀 텐데 현재 암호체계가 문제인지 도청 방지 사각지대가 있는 것인지 등 정확한 실체를 알 수 없다"면서 대응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건강한 동맹관계는 일방적 양보나 굴종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면서 "그동안 실제 도청이 이뤄졌는지 확인해 주지 않는 미국도 문제지만, 공식적인 항의도 못하는 벙어리 외교부는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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