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촌민 집이 67만 제곱미터 규모의 아방궁…수퍼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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랴오닝성의 성도 션양시에서 서쪽으로 달리면 베이징으로 이어지는 고속도로가 나옵니다. 고속도로 요금소를 지나자마자 오른쪽으로 돌아 창푸안촌으로 들어가면 거대한 장원이 나타납니다. 말 그대로 장원입니다. 붉은 색 담과 푸른 나무로 둘러쌓인 경계가 끝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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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화주택5

장원의 정문 바로 앞으로는 깊이 3미터, 폭 4미터의 인공 하천이 흐릅니다. 그 위로 다리가 놓여있는데 양 옆에 3m 높이의 사자상이 지키고 섰습니다. 하천의 양안에 심겨진 버드나무가 함부로 장원을 들여다보지 못하도록 막아섭니다.

다리를 지나 장원 안의 잘 닦인 포장도로를 달리다보면 저 멀리 대저택이 보입니다. 푸른색 지붕과 담황색 돌로 지어져 흡사 유럽 대귀족의 저택을 연상시킵니다.

그 앞으로는 깊이 5m에, 축구장 넓이 반 만한 호수가 조성돼 있습니다. 저택 주위를 하얀 난간이 에워싸고 있고 또 한 쌍의 사자상이 입구에 버티고 섰습니다. 주변으로는 아직 건설중인 정자 10여 채가 보입니다. 중국 전통 가옥 한 채도 지어지고 있습니다.

이 저택의 전체 넓이는 무려 1천 무. 중국 토지 단위인 1 무가 666.67제곱미터, 우리의 약 200평에 해당되니까 66만 6천 670제곱미터, 20만 평에 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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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화주택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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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현대판 아방궁은 누구의 집일까요? 이 지역 촌민인 차오궈푸가 올 4월부터 짓기 시작해 완공을 눈 앞에 두고 있습니다. 공사비로 무려 7천 만 위안, 우리 돈 123억 원이 들어갔습니다. 차오씨는 일개 촌민이지만 지역 명사입니다.

부동산 개발업과 토지·주택 임대업으로 큰 돈을 벌었다고 합니다. 그 동생인 차오궈챵은 촌 위원회 주임이자 당지부 서기입니다. 촌민들은 차오궈푸가 션양의 10대 부호에 꼽힌다고 말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이런 대저택을 지을 땅을 어떻게 구할 수 있었을까? 동생인 차오 서기는 현지 기자들에게 형의 개인 주택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농촌 체험 관광을 위한 일종의 숙박 시설로 신농촌 사업의 일환으로 건설했다는 설명입니다.

숙박 시설이라기에는 지나치게 화려하고 구조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차치하고도 이런 해명은 의문점 투성이입니다. 우선 신농촌 사업 항목에 차오 서기가 설명한 형태의 항목은 없습니다. 항목에도 없는 사업으로 허가를 받았다는 것입니다.

차오 형제가 언론에 공개한 신청서에는 관할 티에시구 정부의 관할지역 사무소 서기인 왕티에링의 서명이 있었습니다. '사업에 동의 하며 상부에 비준을 신청하겠다'는 언급도 적혀 있습니다. 왕 서기는 하지만 이 사업에 대해 심사와 비준 절차를 진행중일 뿐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허가 절차가 끝나지 않은 사업을 강행해 건축물 완공을 목전에 두고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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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화주택3

현지 언론이 취재한 결과 해당 토지는 지난 2007년 티에시구에서 신농촌 사업을 한다며 수용한 2천 무의 땅 가운데 일부분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당시 이 땅에서 농사를 짓던 촌민 3천명이 갑자기 일터를 잃고 뿔뿔이 다른 곳으로 이주했습니다.

그 땅이 한 개인의 수상 쩍은 사업에 쓰였습니다. 아니 대저택으로 변했습니다. 차오씨 형제는 이 일로 촌민들 사이의 반감이 비등하자 올초부터 남은 개발 지구를 다시 촌민들에게 나눠주고 경작을 하도록 했다고 합니다.

현지 언론들은 이런 일련의 과정을 들어 차오씨가 사업을 빙자해 토지를 무단 점유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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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화주택4

결국 관할 감독 기관이 철저한 조사를 약속해야 했습니다.

얼마전 베이징시의 한 부촌장이 160만 위안, 2억8천만 원을 들여 사흘동안 아들의 호화 결혼식을 벌였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면직된 일이 있습니다.

-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윤영현 베이징 특파원의 월드리포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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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언론들이 이 부촌장의 재산 형성 과정을 캐면서 각종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원래 매우 가난한 집안 출신이었던 부촌장은 지난 베이징 올림픽 준비 작업과 이에 따른 촌 재개발 사업을 수행하면서 갑자기 엄청난 재산을 형성했다고 촌민들이 밝혔다는 것입니다. 또 당시 재개발 과정에서 국가가 촌민들을 위해 300채의 주택을 공급했는데 그 가운데 100채가 촌 간부들의 지인, 친지에게 돌아갔으며 그중 외지인이 태반이었다는 불만도 터져나왔습니다. 일개 부촌장의 집안 재산이 1억 위안(약 175억 원)이 넘고 식구 3명이 여러 대의 호화차량을 굴리고 있다는 폭로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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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기사를 쓴 바 있습니다만, 중국 시진핑 주석은 취임 일성으로 '파리도, 호랑이도 다 때려잡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여기서 파리는 부패한 지방 관리나 토호를 일컫습니다. 그런데 앞서 두 사람은 파리라고 해도 그 규모에 있어 호랑이의 덩치에 필적하는 '수퍼 파리'급입니다.

중앙의 거대한 부패 권력인 호랑이를 잡는 것도 힘든 일입니다만, 파리 척결도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중국의 거대한 국토와 엄청난 인민을 관리하려면 통치력이 채 미치지 못하는 이른바 음지가 얼마나 많겠습니까? 하나의 관리 조직이 그런 갖가지 부패와 부정을 어떻게 일일이 찾아내 바로 잡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다보니 파리가 이렇게 수퍼 파리로 자라도록 모른 채 지나간 것 아닐까요?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엄정한 법치의 확립, 시민 의식의 성장, 제대로 된 언론의 활동 등 일텐데 모두 중국의 현실상 쉽지 않은 과제들입니다. 중국식 특색 사회주의가 이 골치 아픈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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