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의 대규모 자금과 신선한 아이디어, 열정이 최근 경영난으로 고통받는 언론계로 이동해 눈길을 끌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0일(현지시간) 전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의 온라인 경매사이트 이베이의 창업자 피에르 오미디야는 지난주 2억5천만달러를 투자해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정보수집의혹을 처음 보도한 글렌 그린월드 기자와 함께 새 뉴스사이트를 만들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또 지난 8월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는 같은 규모의 개인자금을 들여 워싱턴 포스트를 인수했다.
IT업계가 최근까지 자산 부실 등으로 투자자들이 떠나가던 정통 언론계에 5억달러(약 5천300억원)를 투자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 7월에는 고(故) 스티브 잡스의 부인 로런 파월 잡스가 뉴스 스타트업(신생벤처기업) '오지 미디어'(Ozy Media)에 투자했다.
이 스타트업의 투자에는 실리콘밸리의 유명 엔젤투자가 론 콘웨이, 구글의 최고법률책임자 데이비드 드러먼드 등도 참여했다.
페이스북 공동창업자 크리스 휴즈는 진보성향의 주간지 '더 뉴 리퍼블릭(The New Republic)'에 투자하고 뉴스자료를 모아주는 사이트 '업워시'(Upworthy)에 자금지원을 했다.
이밖에 바이스(Vice)나 복스 미디어(Vox Media), 버즈피드(BuzzFeed),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 등 차세대 언론사들에도 상당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이같은 흐름은 IT업계가 돈이 넘쳐나더라도 단순히 과시용이나 오락거리 등에 투자를 하는 곳이 아니라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주목할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미디야는 "첨단기술업계는 세상을 좀 더 좋게 만들 수 있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며 "하지만 기술만으로 그렇게 하는데 한계가 있어 콘텐츠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첨단기술업계는 단순히 자금만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지적자본도 함께 투자해 뉴스비즈니스에 혁신을 도모하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라는 평가다.
오미디야는 이와 관련해 "첨단기술은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상업적으로도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민주주의를 위해 언론이 실제로 할 수 있는 방안을 찾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지금까지는 중소기업들이 뉴스사이트를 개설해 왔으나 이들은 언론계 재편을 수행할 능력이 없었을 뿐 아니라 언론사를 단순히 전리품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베조스와 오미디야의 주도로 더욱 진지한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오미디야와 베조스는 이베이가 개인 간 거래를 커뮤니티로 바꿔놓고, 아마존이 책 판매를 시작으로 다양한 카테고리를 한번의 클릭으로 구매할 수 있게 만드는 등 과거 전통적인 업계를 완전히 다른 산업으로 재편해 왔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버즈피드와 허핑턴포스트에 투자한 벤처투자가 케네스 레러는 이와 관련해 오미디야의 새 언론사가 아직 이름도 없는 상황이지만 향후 이같은 트렌드를 주도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과거의 유산이 없는 자유로운 상태로 디지털 기업을 시작한다는 것은 진통적인 언론사를 재편하는 것보다 훨씬 쉽다는 점 등으로 인해 엄청난 기회라고 할 수 있다"며 "이제는 첨단기술의 도움 없이 성공적으로 새 언론사를 창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애플의 아이튠즈는 저렴한 콘텐츠가 아이팟과 같은 기기의 판매에 생기를 불어넣고 아마존은 킨들과 같은 값싼 기기를 이용해 수익이 많이 나는 콘텐츠 매출을 올렸다.
또 이베이는 제품 구입과정에서 구매자와 판매자 간 의심과 마찰을 줄이는 수단을 제공하는 등 IT업계는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가치를 창출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런 역발상 능력은 언론사들이 소비자를 통해 매출을 올리고 뉴스를 수동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에서 소비자와 더욱 깊은 유대감을 갖도록 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새 방식으로 오랫동안 괴롭혀온 문제에 답을 구하려는 노력은 성공을 보장할 수는 없지만 엄청난 잠재성은 가지고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