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전체가 사기"…유명 女목사의 두 얼굴

그것이 알고싶다, '불꽃 목사' 둘러싼 의혹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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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경기도 수원에 ‘불꽃OO교회’라는 교회가 창립됐다.

시작은 미약했지만, 그 곳의 당회장 강 모 목사는 교회 지하에 세상에 설 곳 없는 불쌍한 이들을 위한 거처를 만들면서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소망OOO(공동체)’라 이름이 붙여졌다. 소망OOO에는 신유능력이 있다는 강 목사를 따라 노숙자나 장애인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신도도 자연스레 늘어났다.

2000년대 초, ‘노숙자들의 대모’라 불리던 그녀는 남루한 옷을 입고 수십인 분의 밥을 직접 퍼나르며 참된 봉사를 실천하는 목사로 각종 매스컴에 소개되었다.

성도들은 ‘주의 종’이라는 강 목사의 말을 성경처럼 받들었고 그녀가 시키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했다. 참된 은혜도 많이 입었다고 입을 모았다.

여자 목사에겐 다소 보수적이라는 교계에서도 인정할 수밖에 없을 만큼 강 목사의 명성은 높아져갔고, 지하 월세 방에서 시작한 교회는 10여년 만에 3개의 성전을 가진 큰 교회로 성장했다.

제보자 이 씨 역시 한때 불꽃OO교회의 신도였다. 이 씨는 강 목사의 뜻에 따라 교회 안에서 결혼을 했다. 그는 행복했던 가정이 강 목사가 자신의 모든 재산을 ‘뜯어갔다’는 걸 깨달은 시점부터 붕괴되었다고 주장했다.

제보자의 주장에 따르면, 강 목사는 제주도에 ‘성전’을 건립한다는 이유로 신도들에게 수많은 돈을 빌렸다. 제보자 이 씨 어머니의 사망보험금 1억 여 원도 강 목사에게 전해졌다고 했다.

돈이 없던 이들에게는 ‘카드깡’과 대출까지 하게 했다고 그는 주장했다.

이로 인해 불꽃OO교회의 수많은 신도들이 신용불량자가 되어 파산신청을 했다. 정신질환을 치료하고자 입소시켰던 이 씨의 형도, 부인도, 자신도 모두 마찬가지였다.

피해자들 상당수는 ‘축복을 받으려면 몸으로, 물질로 봉사해야 한다’는 목사님의 말에서 헤어 나오기가 어려웠노라고 토로했다. 축복은커녕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졌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이들의 말은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불꽃OO교회 강 목사를 둘러싼 의혹들을 추적한다.

강 목사가 매스컴에 얘기한 본인의 인생은 한 편의 드라마 같았다. 리어카를 끌며 휴지를 팔던 가난뱅이 시절도 있었고, 지금의 남편으로부터 납치와 감금을 당하기도 했으며, 백혈병에 걸려 몸이 매우 아픈 상태에서도 거리의 거지들을 끌어안았다고 소개됐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그녀의 이야기는 대중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했고 이러한 인지도를 바탕으로 2009년 모 신문사에선 가장 감동적인 여성 목사로 선정하기도 했다. 교단의 한 대학원대학교의 이사장, 모 사립대학의 이사로도 취임했다.

그러나 그녀와 십 수 년을 함께 해온 수많은 신도들은 날이 갈수록 가난해졌다. 1999년 신도들에게 카드깡과 대출을 강권해 그녀 명의로 제주도 땅을 구입했다. 투자를 하면 이자와 함께 축복을 내려준다고 했다.

자신에게 감동받은 필리핀의 한 퇴역 장군이 수천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하기로 했다며 신도들에게 전한 뒤, 돈을 빌려가고선 갚지 않았다고 피해자들은 주장했다.

부동산 개발을 ‘신의 뜻’으로 포장하고 ‘맹종’을 이용해 사기를 쳤다는 주장이다.

교회에서 빠져나온 신도들은 강 목사의 인생 전체가 사기라고도 주장했다. 앉은뱅이를 일으켜 세운 신유능력도, 계시를 받았다는 말씀도, 목사 안수과정과 학위가 모두 ‘가짜’라는 것이다.

실제로 제작진은 그녀가 이력서에 적어 넣은 학위의 수여기관 어디에서도 그녀의 학력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었다.

2010년 여러 건의 고소가 진행되자 강 목사는 기도원 부지 매입 건으로 마지막 피해자를 만들고는 필리핀으로 떠났다. 현재는 홍콩을 거쳐 중국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교회를 목회장이 아니라 철저한 사업장으로 여기고 믿음을 이용해 신도들을 빈곤케 만들었다는 한 목사의 실체를 추적하고, 한 작은 교회를 둘러싼 커다란 사기극의 내막을 들여다본다.

‘그것이 알고싶다- 불꽃 목사의 수상한 축복’편은 19일 밤 11시 15분에 방송된다.

[ SBS E! 연예뉴스 | 김재윤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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