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스페셜] 학교 다녀오겠습니다①

"24시간이 모자라도 내는 학교에 갈 끼다"


동영상 표시하기

경남 하동의 작고 아담한 한 초등학교. 삼삼오오 내리는 아이들 사이로 흰머리에 곱슬 파마를 한 할머니들이 눈에 띈다. 전교생이 34명인 고전초등학교의 유일한 1학년 학생들인 이 8명의 할머니는 교장 선생님보다도 평균 15살 이상 나이가 많은 진정한 만학도들이다

"눈물이 나더라고요. 처음에야 아이고 이제 늦어가지고 나이 많아서 공부 배워서 뭐할끼라고 여기 왔는가 싶고… 그래도 학교 입학해서는 감격해서 눈물이 났죠 눈물이 나오는 줄도 모르고 나왔어."

배고프고 힘들었던 어린 시절 학교에 다닐 수 없었던 할머니들은, 평생의 소원이었던 공부에 대한 한을 풀고자 늦은 나이에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수업시간에 하는 주사위 놀이도, 쉬는 시간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마시는 커피도, 함께 먹는 급식도 그저 고맙고 즐겁기만 한 순박한 시골 할머니들이다.

방과 후 가방을 채 내려놓기도 전에 밀린 농사일과 집안일에 허리 펼 새 없이 바쁜 할머니들. 바쁜 와중에도 온통 머릿속에는 학교와 공부 생각뿐이다. 일이 끝나면 피곤한 몸을 이끌고 할머니들은 다시 책상 앞에 앉아 연필을 잡는다.

"이제 일을 하면서도 자꾸 생각을 하는 기라… 받아쓰기하는걸 걱정하고."

혹시나 오늘 배운 내용을 잊어버릴까 쉬이 연필을 놓지 못하는 할머니들. 피곤한 몸보다 알아가는 기쁨에 하루하루가 즐겁다는 할머니들은 오늘 밤도 쉬이 잠들지 못한다.

(SBS 뉴미디어부)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