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축제에 연예인 섭외비 1억 원…뒷돈 거래까지


동영상 표시하기

<앵커>

대학 축제에 유명 연예인을 출연시키는 게 이젠 흔한 일이 돼 버렸습니다. 문제는 섭외비용이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까지 드는 데다가 뒷돈까지 오간다는 겁니다.

최우철 기자가 현장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5월 경기도 한 사립대 축제입니다.

가수 2EN1과 에픽하이, 거미 등 세 팀을 섭외하는 데 4천만 원이 들었습니다.

전체 축제 비용에 60%에 육박합니다.

한 국립대는 다이나믹 듀오와 에일리 등 인기 가수를 일곱 팀이나 불렀습니다.

섭외비로만 1억 원 넘게 썼습니다.

인기 가수 공연이 있어야만 성공한 축제로 평가받는 현실.

광고 영역

[권수진/서울대 대학원생 : 흥을 돋구거나 이런거를 많이 해본 사람들이기 때문에 좀 분위기를 흥겹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연예인 몸값은 하루가 다르게 뛰고 있습니다.

대학 축제 대행업체로부터 입수한 연예인 섭외 시세표입니다.

포미닛과 시크릿 등 웬만한 아이돌 가수는 2천만 원대고 카라와 2EN1 등 한류 스타는 최고 3천800만 원에 육박합니다.

신인이라도 인기가 좋으면 부르는 게 값입니다. 

[◇◇ 축제 대행업체 실장 : (크레용팝은) 500만~700만 원에 다니다가 확 떠가지고 지금 이렇게 (1,700만 원까지) 오른 상태이기 때문에… 그러면 수시로 변동이 심해요.]

천정부지로 솟은 연예인 섭외 비용의 일부는 예산 사용권한을 가진 총학생회에 리베이트로 돌아가기도 합니다.

서울의 한 대행업체를 찾아가 봤습니다.

7천만 원짜리 축제를 준비 중이라고 한 뒤 리베이트로 얼마를 줄 수 있느냐고 묻자 이렇게 말합니다.

[○○ 대행업체 팀장 : '총학생회 지원금'이라는 명목으로 저희 쪽을 통해서 (축제를) 하게 되면 따로 챙겨 드리고 있어요. 리베이트로 해서 10% 정도.]

흔적이 남지 않도록 치밀한 뒷돈 전달 방법까지 제시합니다.

[통장 송금보다는 제가 직접 만나서 현금으로 드리는 게 제일 좋고, 어차피 (서류상으론) 연예인 섭외비에 다 포함된 금액이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죠.]

다른 업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 공연대행사 대표 : (리베이트로) 15%는 해줘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면 15% 떼 놓고, 저희가 맞춰서 (프로그램을) 짜는 거예요.]

[△△ 업체 직원 : 계약서 상으론 그게(리베이트) 나타나지 않고요. 개인통장으로 넣어 드리죠.]  

이런 식으로 수천만 원씩 리베이트를 주고받은 대학 총학생회 간부 등 7명과 대행업체 대표와 직원들이  지난 2월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습니다.

[유은혜/국회 문화체육관광위, 민주당 의원 : 스스로 만들고 스스로 책임진다 학생회 감사기능도 강화하는 방향으로 그런 바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전국 175개 대학 총학생회가 2010년 교육부에 보고한 축제 비용은 112억 원.

검은 거래 관행 속에 한 해 리베이트 규모는 수십억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영상취재 : 전경배·김세경·설민환, 영상편집 : 박정삼)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