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필드형 투자""희망 드림론"…뜻 모를 공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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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회 의장 명패가 한글로 바뀐 건 시작에 불과합니다. 아직도 멀었습니다. 이걸 보시죠. 그린필드형 투자, 글로벌 하이웨이 프로그램, 희망 드림론, 어디서 쓰는 말일까요? 정부 정책을 국민에게 알리겠다고 낸 보도자료에 용어들입니다. 어느나라 국민을 위한건지 헷갈립니다.

심영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2013년 6월 17일, SBS 8뉴스 : 미스 매치를 해소 하고, 일·학습 DUAL 시스템을 도입해. C-KOREA 프로젝트 추진하고, BT, NT, ET 및 우주 원자력. RCEP 협상을.]

알듯 모를 듯, 외국어가 난무하는 정부 브리핑은 석 달여가 지난 지금 어떻게 바뀌었을까?

[교육부 : 기관간 협력 TF를 운영하여.]

[미래부 : ITRC를... R&D 인력으로..]

여전합니다.

정부는 지난 2006년 각 부처와 지자체마다 '국어책임관'을 두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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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말글을 올바르게 쓰는지 책임지고 검토하라는 취지인데, 그야말로 유명무실입니다.

[00부 국어책임관 : (국어책임관이) 지위가 좀 애매해서…겸임해서 하기에는 한계가 있죠.]

국어책임관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부처도 적지 않습니다.

[자치단체 공무원/홍보 담당 : 국어책임관요? 전혀. 금시초문이고요. 내부적으로 알아봐야 할 것 같은데 저는 처음 들어보는 얘기고요.]

한글문화연대가 정부 보도자료 3천 건을 조사했더니 1건당 평균 3회 가까이 국어기본법을 어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산업부와 미래부, 외교부 등 일부 기관은 거의 상습적으로 위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건범/한글문화연대 대표 : 쉬운 공공언어는 정책의 형성과정에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이 문을 여는 역할을 하거든요. 핑계만 댈 것이 아니라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23년 만에 공휴일로 재지정된 한글날, 하루 쉬는 차원을 넘어 이날의 의미를 제대로 되살리려면 정부부터 바뀌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 영상편집 : 최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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