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만의 美 연방정부 셧다운, 어떤 일 벌어지나

공무원 80만~100만 일시해고…국방·치안 등 핵심기능은 유지
금융시장 혼란, 4주 지속되면 분기 성장률 1.4%P 하락


대표 이미지 영역 - SBS 뉴스

미국 정치권이 2014 회계연도 예산안을 놓고 양보 없는 대치를 이어간 끝에 연방정부가 현지시간으로 오늘부터 부분 업무정지, 이른바 셧다운에 들어갑니다.

이에 따라 각 연방기관은 일부 업무에 대한 지출을 중단하게 되고 당장 80만~100만 명의 공무원은 강제 무급휴가에 떠나게 될 예정입니다.

국방과 치안 등 연방정부의 핵심 기능은 유지되기 때문에 국가 운영이 전부 중단되는 것은 아니지만 공무원은 물론 기업과 일반 시민도 상당한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예산안 처리 지연으로 미 연방정부가 일시적으로 업무를 중단한 것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지난 1995년 말 이후 17년 만입니다.

국가안보나 사회안전과 관련없는 이른바 비핵심 업무는 재정 지원이 중단되기 때문에 상당 부분 문을 닫을 수밖에 없습니다.

또 옐로스톤 등 전국의 국립공원이 폐쇄돼 일반인 출입이 금지되고 이곳에서 일하는 자원봉사자들도 직장에 출근할 수 없게 됩니다.

법원의 파산보호 신청 심리가 지연되고 중소기업청의 기업대출과 보증 관련 업무와 연방주택청의 대출 보증 업무도 각각 중단됩니다.

미 국세청 직원 9만 4천여 명 가운데 90% 이상이 무급휴직에 들어가기 때문에 온라인을 이용하지 않는 징세와 환급 업무는 중단되고 오는 15일부터는 콜센터 운영도 중단될 예정입니다.

미 상무부는 셧다운 기간에 국내총생산과 개인소득 등 주요 경제지표를 발표하지 않기로 했고 자체 웹사이트 운영도 중단한다는 방침입니다.

미 항공우주국은 직원의 97%가 출근하지 못할 것으로 보여 우주정거장에 근무하는 과학자들 정도만 정상적으로 근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광고 영역

기상업무를 담당하는 미 국립해양대기국은 직원 만 2천여 명 가운데 45%가량만 기상예보, 위성 운용 등을 위해 근무하게 할 예정입니다.

미 국방부는 민간인 직원 80만 명 가운데 약 절반을 일시 해고해야 하지만 130명에 달하는 미군은 정상 근무할 예정입니다.

해외 파병 군인들은 정상적으로 임무 활동을 계속하지만 월급이 늦게 지급될 수 있습니다.

정부가 관장하는 사회보장과 의료보험 혜택도 제공되고 자체 예산으로 운영되는 우체국도 우편물 집배송 업무를 계속합니다.

외국 대사와 영사 업무를 맡는 국무부 직원들도 대부분 정상 근무하지만 여권 갱신 업무 등은 지연될 가능성이 있어 해외 여행을 앞둔 미국 국민은 불편을 겪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오바마 대통령과 연방의회 의원들은 셧다운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급여를 계속 받게 됩니다.

워싱턴 DC의 한 외교소식통은 여야가 각자의 지지층을 상대로 최선을 다했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셧다운을 방치한 것이기 때문에 이 상황이 오래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나 이번 셧다운은 경제 불확실성을 가중시켜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부추길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1995년 있었던 2차례 셧다운 때에는 뉴욕증시의 S&P 500 지수가 각각 1.6%와 0.1% 상승했지만 당시는 경기회복세가 견고했기 때문에 이번과는 다르다는 분석입니다.

뉴욕 사르한캐피털의 애덤 사르한 최고경영자는 "다우지수가 200포인트가량 빠질 수 있다"면서 하락폭이 천 포인트가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셧다운이 3~4주일간 지속되면 미국의 4분기 경제성장률이 최대 1.4%포인트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미국 정치권의 정쟁이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를 늘리는 협상으로 이어질 경우 전 세계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는 상상하기 어려울 수준이 될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