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지나고 9월도 얼마 남지 않았지만 태풍이 몰려온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습니다. 추석 연휴를 전후해 태풍이 한반도로 북상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내다본 일부 전문가도 있었지만 태풍이 계속 우리나라를 비껴가면서 실제 태풍의 진로와는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조용한 한반도와는 달리 이웃 중국과 일본은 이어지는 태풍 소식에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9월에 발생한 4개의 태풍 가운데 3개는 일본을 강타하거나 일본을 향하고 있고, 1개는 중국 남부에 상륙해 큰 피해를 주고 있기 때문이죠.
현재 중국 남부를 강타하고 있는 태풍은 19호 태풍 ‘우사기’입니다. 지난 9월 17일 새벽 3시에 발생한 ‘우사기’는 매우 강한 중형태풍의 세력을 유지한 채 타이완 남쪽해상을 거쳐 일요일(22일) 홍콩 동쪽 해안에 상륙해 서진하고 있습니다.
19호 태풍 ‘우사기’는 올 들어 발생한 태풍 가운데 가장 강력한 태풍이어서 막대한 피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태풍은 육상을 지나면서 강한 저항을 받기 마련이어서 태풍 ‘우사기’도 화요일(24일) 새벽에 온대저기압으로 약해지면서 소멸되겠지만 소멸된 이후에도 많은 비를 뿌릴 가능성이 있어 중국을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일본은 중국보다 사정이 더 좋지 않습니다. 17호 태풍 ‘도라지’가 9월 초 일본 가고시마 남쪽해안에 상륙하면서 많은 비를 뿌린데 이어 곧바로 18호 태풍 ‘마니’가 일본을 강타했기 때문인데요, 18호 태풍 ‘마니’는 지난 16일 일본 나고야 부근에 상륙한 뒤 일본 내륙을 관통하면서 많은 피해를 냈고 특히 후쿠시마 원전 부근을 지나면서 긴장감을 최고로 끌어올리기도 했습니다.
일본 태풍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닌데요. 토요일(21일) 오후에 발생한 20호 태풍 ‘파북’이 일본 남쪽 바다를 지나고 있어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예상대로라면 태풍 ‘파북’이 일본에 상륙하지는 않겠지만 태풍의 간접영향권에서 많은 비가 쏟아질 가능성은 여전히 높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올해 태풍이 한반도를 비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원인은 우리나라 남쪽해상에 중심을 두고 남부에 뜨거운 기운을 토해내고 있는 북태평양 고기압 때문입니다. 추석 연휴 남부 지방의 낮 최고기온이 연일 30도를 웃돌면서 계절이 다시 여름으로 돌아선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는데 이 늦더위를 몰고 온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 남쪽 해상에 턱하니 버티면서 태풍을 동쪽과 서쪽으로 밀어낸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태풍의 위협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일까요? 명확한 대답을 드리기가 매우 어렵지만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할 가능성은 여름이 시작할 때보다 상당히 낮아진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10월 초순에도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죠.
다만 10월 중순까지는 완전히 마음을 놓기는 어려운데요. 아직 2,3개의 태풍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데다 태풍이 한반도에 직접 상륙하지 않더라도 태풍의 직접 또는 간접영향으로 강한 먹구름이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우리나라에 상륙한 태풍은 없었지만 태풍의 영향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직접영향을 준 태풍으로는 6월의 4호 태풍 ‘리피’와 8월의 15호 태풍 ‘콩레이’를 들 수 있기 때문이죠.
최근 10년 사이 우리나라에 태풍소식이 아예 없었던 해는 지난 2009년이고 가장 많은 태풍이 영향을 준 해는 지난해입니다. 지난해에는 무려 3개의 태풍(메아리, 무이파, 탈라스)이 한반도에 상륙했고 2개의 태풍(담레이, 볼라벤)이 직접적인 영향을 주면서 많은 피해를 남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