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성장 - '조세정의' ④] "주민세 6천 원도 못 낸다" 뻔뻔한 前 회장님

고액 체납 전 회장들 재산 추적


구글에서 SBS뉴스 즐겨찾기 추가
동영상 표시하기

<앵커>

서울시의 지방세 고액 체납자 명단입니다. 1위는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 2위는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 그리고 그 다음이 3위가 나승렬 전 거평그룹 회장입니다. 조동만 씨는 600억 원대, 나승렬 씨는 200억 원대에 이르는 국세도 내지 않은 상태입니다. 한때 재계 순위를 다투다 지금은 세금 체납 순위를 다투는 회장님들, 무슨 생각인지 궁금합니다.

연속 기획보도 '조세정의' 김현우 기자입니다.

<기자>

90년대 후반 018 휴대전화 사업자였던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 사업에 실패해 84억 1천만 원을 체납했습니다.

서울시 38세금 징수팀과 함께 조 씨의 집을 찾았습니다.

조 씨는 2008년부터 매달 250만 원씩 체납금을 갚고 있다며 그 이상 낼 능력은 없다고 주장합니다.

[조동만 : 제가 수입 원천이 뭐가 있습니까? 세금 낼 방법은 빌려 와서 내는 것밖에 없는데 그럼 그것도 채무 아닙니까?]

서울시가 압류 절차에 나섰습니다.

[조동만 : 언젠가 오실 줄 알았어요. (압류) 하실 것 하세요.]

광고 영역

집안에 가구나 집기가 거의 없고, 압류할 만한 고가의 물건도 보이지 않습니다.

[서울시 38 세금징수팀 : 사람이 거주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데 문을 열고 나가니 바로 옆집으로 연결됩니다.

옷장엔 고급 의류가 가득하고, 금고에선 현금이 발견됩니다.

[조씨 부인 : (조동만 회장이 여기 거주하는 거죠?) 네. 서울에 계실 때는요.] 

조 씨 소유였다가 세금 체납으로 압류돼 공매로 나온 집을, 조 씨 여동생의 남편이 2004년에 사들인 겁니다.

조 씨는 이 집을 부인 명의인 옆집과 연결해, 사실상 한 채처럼 써 왔습니다.

이 빌라엔 어머니와 3형제가 함께 사는데, 주차장엔 고급 차량이 즐비합니다.

[조씨 부인 : (조동만 씨) 동생이 차 한 대 빌려줘서요.]

공격적인 인수 합병으로 90년대 초 재계 순위 30위권에 진입했던 거평그룹의 나승렬 전 회장.

IMF 때 부도를 맞고 지방세 41억 원을 체납했습니다.

나 씨의 주소지인 한남동의 건물을 찾아갔습니다.

올해 68살인 나 씨는 이 사무실에 혼자 살고 있다고 말합니다.

[나승렬 : 주민등록상 여기로 돼 있잖아요. 침대도 있고 밥도 해먹고요.]

나 씨의 형을 찾아가 실제 거주지를 물어봤습니다.

[나승렬 씨 형 : 지금 방배동 살잖아요. 2006년인가 징역 살고 나와서 갔죠.]

방배동에 있는 나 씨 막내딸 명의의 집입니다.

70평대 아파트로 시가 20억 원이 넘습니다.

[나씨 딸 : 서울시청에서 왔습니다. 나승렬 씨가 아버지시죠? (한남동에 가서 아버지와 직접 이야기하시죠)]

서울시 협조를 얻어 아파트 CCTV를 확인했습니다.

광고 영역

아침 8시 반, 딸의 아파트를 나와 고급 승용차를 타고 가는 모습이 찍혔습니다.

나 씨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내가 (방배동에) 거주한다는 증거가 어딨어? 왔다갔다도 못 해? 당신은 자식 집 안가?]

나 씨는 국세청이 세금을 잘못 부과해 소송 중이라며, 체납 세금을 낼 수 없다고 말합니다.

[어차피 망해버려서 거지 됐는데 세금 내겠어? (지금까지) 내가 세금을 내도 당신보다 훨씬 많이 냈어.]

주민세 6천 원조차 낼 수 없다고 합니다.

[어차피 못 내는데 이건 내고 저건 내겠어? 내 형편에 납세의식 따져야 하겠냐고 지금.]

국세청은 조동만 씨 관련 기업의 주식 차명 거래 내역을 분석하고 있고, 서울시는 나승렬 씨의 숨겨진 재산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권해윤/서울시 38세금징수과장 : 호화롭게 살고 있는데 숨겨놓은 체납 1원까지라도 반드시 징수하도록 하겠습니다.]

화려했던 과거에 기댄 채 납세 의무를 외면하고 있는, 무너진 재벌 회장들의 부끄러운 단면입니다.

(영상취재 : 조춘동·홍종수)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