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대’, ‘양대가리’.
까무잡잡한 피부에 곱슬머리를 가진 ‘모니카 마시아스’는 학창시절 친구들에게 이런 놀림을 받았다.
아프리카 ‘적도 기니’ 대통령의 딸이었던 그녀는 7살부터 24살까지 평양에서 16년을 살았다.
지금 그녀는 평양을 자신의 ‘고향’이라고, 한국어를 ‘모국어’라고 말한다.
모니카가 유창한 한국말을 하며 서울 거리를 지나가면 사람들은 흘끔흘끔 그녀를 쳐다본다.
그녀는 자연스럽게 모국어를 말하고 있어도 정작 한국인에겐 자연스럽게 느껴지지 않는 낯선 모습이다.
모니카가 7살이 되던 해인 1978년, 대통령이었던 아버지는 쿠데타 직전 세 자식들을 북한의 김일성 주석에게 보냈다.
아버지는 처형당하고 모니카와 언니, 오빠는 낯선 이국땅을 고향삼아 살아야 했다.
평양에서 대학까지 졸업하고 세 자식들은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해 적도기니, 스페인 등으로 흩어졌다.
모니카는 뉴욕, 스페인, 베이징 등을 떠돌다 서울에서 살며 다시 고향을 찾은 느낌을 받았다.
그녀는 ‘북에서 배우고 남에서 깨우쳤다’고 말한다.
정치-경제적인 면을 빼면 북과 남의 사람들은 모두 한국 사람일 뿐이라고 말하는 모니카.
서로의 차이점만 들춰내며 헐뜯으려는 남과 북의 사람들을 보면 너무나 안타깝다고 말하는 모니카가 한국인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결코 작지 않다.
외모만 흑인일 뿐 뼛속까지 한국인인 모니카 마시아스의 스페인 생활에서부터 한국 방문기를 [현장21]이 밀착 취재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