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의 대입제도 개편안이 발표된 후 2일 서울교대 종합문화관에서 교육부 주최로 처음 열린 공청회에서 시교육청, 일선 고등학교, 교원 단체, 교육 관련 시민단체 등이 정부 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토론자들은 이번 정부안의 핵심 논의과제인 문·이과 수능 완전 융합안을 두고 의견이 크게 갈렸다.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하는 문제에도 상반된 입장을 내놓았다.
성취평가제의 대입 반영 유예는 대부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문·이과 구분안" vs "문·이과 완전 융합안"
송현섭 서울시교육연구정보원 교육연구사는 서울시교육청 진학지도지원단 교사의 설문에서 문·이과 구분안에 대한 찬성 비율이 50%로 가장 많았고, 문·이과 일부 융합안은 35%, 문·이과 완전 융합안은 15%였다며 현행안 유지에 찬성했다.
송 연구사는 "점진적으로 융합형 수능으로 가야 한다는데는 기본적으로 동의하나 학교 현장에서 교육과정 운영에 어려움이 많고, 대학이 수능을 제한적으로 반영한다면 아무 의미 없는 정책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창우 서울대 교수는 "점진적인 변화와 개선을 추구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문·이과 구분안을 지지했다.
정 교수는 "문·이과 완전 융합안은 취지는 좋지만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라며 융·복합 인재가 우리 교육을 통해 길러내야 할 인재상인지, 문·이과 폐지가 이런 인재 양성을 위한 최상의 방책인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교총은 문·이과 완전 융합안을 적극 찬성했다.
김동석 교총 정책본부장은 고교 현장 교사 723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완전 융합안이 바람직하다는 응답이 36.4%로, 일부 융합안(35.7%), 문·이과 구분안(26.1%)보다 선호도가 높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다만 "교과서 준비·교육과정 개편, 학생들의 학업부담 우려, 학교의 준비 문제 등 현실적인 문제가 존재하는 만큼, 2017학년도가 아닌 중·장기적 검토 과제가 돼야 할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박성현 한국과학기술한림원장은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기술 지식이 융합된 인재를 키울 수 있다"며 완전 융합안을 옹호하면서 "고교에서 문·이과를 두루 공부하고 대입 바로 직전에 전공할 학부·학과를 선택하게 하면 잘못된 선택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책실장은 조건부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 "수능 과목이 늘어나면 학습 부담이 늘어날 수 있으므로 현재 교육과정의 난이도와 양을 대폭 조절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완전 융합안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있다.
조진형 자율교육학부모연대 상임대표는 "융합적 사고를 지닌 인재는 단순히 문과와 이과를 통합한다고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용준 용산고 교사는 "문·이과 완전 융합안은 교차지원이 가능해 일부 특수목적고에서 설립취지와 반하는 입시 파행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성취평가제 대입 유예 '공감'…수능 최저학력기준 폐지 대학·교육·교원입장 갈려
송현섭 서울시교육연구정보원 연구사는 "학교별, 교과별로 서로 상이한 기준이 설정될 수밖에 없고 등급에 대한 질도 보장될 수 없다"며 성취평가제의 대입반영을 2019학년도까지 유예하는 데 찬성했다.
이용준 용산고 교사도 "학력이 우수한 특목고나 자사고 학생들이 상대평가로 인해 받는 불이익을 해소하는 역할 이상은 하지 못할 것이며 일반고에서는 오히려 학력 저하를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상진 사교육걱정 부소장은 "성취평가제의 적용은 교육적으로는 타당하나 지금과 같이 서열화된 고교체제에서는 부작용이 매우 우려된다"며 우선 서열화된 고교체제를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능 최저학력기준 완화는 대학과 교원·교육단체간 입장이 서로 달랐다.
유기환 한국외대 입학처장은 "수시에서 수능성적 반영 완화 또는 폐지는 그 의도와 무관하게 현실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사교육 시장 팽창, 재수생 확대 재생산, 고교·대학 서열화 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김동석 교총 정책본부장은 교원 여론조사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 완화 방안에 68.2%가 찬성했다며 "수능 점수를 반영하는 것은 수시전형의 취지와 부합하지 않고 학생들도 부담이 있어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안상진 사교육걱정 부소장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수시 전형의 본질이 아니기에 지금부터 규제하더라도 학생들에게 큰 피해를 가지 않는다"며 완화가 아닌 폐지를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