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애리조나주(州)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보수진영의 반대시위가 열리던 중 흑인비하 구호가 난무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허핑턴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6일 오바마 대통령이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데저트 비스타 고교에서 '중산층 살리기'를 주제로 연설하던 중 행사장 밖에서는 여러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의 상당수는 '거짓말쟁이', '오바마를 당장 탄핵하라' 등 다른 보수 집회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구호를 적은 피켓을 들었으나 일부는 '절반 백인 무슬림을 탄핵하라'는 등의 피켓을 흔들어 눈총을 샀다.
또 시위 중에 한 무리의 군중은 `안녕 안녕 골칫덩어리(Bye Bye Black Sheep)'라는 노래를 합창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을 '골칫덩어리'라고 비판하는 동시에 흑인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하한 셈이다. 특히 일부 시민은 연설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이 인종 갈등의 원인을 제공했다면서 강한 어조로 비난하기도 했다.
최근 흑인 고교생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라틴계 백인 자경단원이 재판에서 무죄 평결을 받으면서 인종차별 문제가 사회 쟁점화한 가운데 이런 흑인비하 시위가 벌어지면서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는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당시 시위에서는 진보 진영도 각자의 목소리를 내면서 오바마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며 지나치게 민감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시위에는 캐나다산 원유를 미국으로 수송하는 키스톤XL 송유관 사업 승인에 반대하는 환경단체 회원들과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불법체류자 추방 증가에 항의하는 이민자들도 참여했다.
특히 이민자들은 군 최고사령관(Commander-in-Chief)인 오바마 대통령을 '추방 최고사령관'(Deporter-in-chief)이라고 비난하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