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달 춘천지역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2백여 건의 산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워낙 많은 비가 내린 탓도 있지만, 이렇게 많은 산사태가 난 데는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김채영 기자가 GIS 기법을 통해, 그 이유를 분석해 봤습니다.
<기자>
지난 20년 동안 춘천지역에서 발생한 산사태 데이터를 GIS, 즉 지리정보시스템에 입력해 만든 산사태 지도입니다.
동그라미가 계속 겹쳐지는 걸 볼 수 있는데, 한번 났던 곳에서 산사태가 계속 발생한다는 의미입니다.
올해 산사태 중복 발생률은 20%, 5곳 가운데 1곳은 예전에도 산사태가 났던 곳입니다.
[산사태가 어디에 집중이 되거나, 특정 지역에 자주 발생하는 것은 결국 인재의 요소가 가미돼 있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산자락 여기저기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임도를 겹쳐 봤더니, 산사태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과 거의 일치합니다.
춘천 동면지역의 한 산에서는 임도 연장공사가 본격화된 1997년 이후, 7번이나 산사태가 되풀이됐습니다.
그 현장을 가봤습니다.
매년 산사태가 발생하는 산에 올해 또 임도를 만들면서, 올해도 어김없이 산이 시뻘건 속살을 드러냈습니다.
새로운 임도가 만들어지고 있는 산 위쪽에서 마을 아래까지, 나무들과 토석류가 쓸려 내려오면서 본래 농경지였던 이곳이 초토화됐습니다.
[물길과 지형을 변화시킨 탓이다. 산사태를 키울 수 있어 배수로나 안정시설을 충분히 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안 하고 무너져도 책임도 안 진다.]
자연을 고려하지 않는 주먹구구식 임도 개설이 산사태 발생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