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왕(歌王)'의 귀환. 기획 아이돌의 퍼포먼스,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신데렐라의 신선함이 수년간 가요계를 지배하는 동안, 또 싸이의 놀라운 활약에도 뭔가 아쉬웠던 사람들 앞에 그가 나타났다. 대한민국 그 누구보다도 많은 히트곡을 만들어 낸 명성을 뒤로한 채 전혀 새로운 음악을 들고 조용필의 'HELLO'가 시작되었다.
클래식 연주자들은 사실 대중가요를 잘 듣지 않는다. 피아니스트 이경미 교수도 몇 해 전 암을 진단받기 전엔 그랬다. 절망 한 가운데에서 만난 조용필의 노래.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그의 노래는 한 줄기 빛이 되었다. '차라리, 그대의 흰 손으로 나를 잠들게 하라'는 가사에 가슴 속 맺힌 응어리가 풀어졌다.
가왕의 노래에는 '치유의 힘'이 담겨있다. 80년 민주화 항쟁을 노래한 <생명>, 87년 직선제 시위를 담은 <서울 1987>은 당시 군사정권시절 인기 최정상의 위치에서 불렀던 곡이다. 이처럼 시대의 아픔과 교감하려는 그의 노래는 박사학위 연구주제로 다뤄지기도 한다.
트렌디한 멜로디에 고유한 감성을 녹여낸 그에게 '가왕'의 칭호는 지나침은커녕 오히려 모자라는 것은 아닐까 .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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