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부유층을 중심으로 해외 이민이 급증하면서 이들을 유치하려는 세계 각국의 경쟁이 치열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1일(현지시간) 재정난을 겪는 남부 유럽과 카리브해 국가는 물론 미국, 호주 등 선진국들도 시민권이나 비자 등의 조건을 완화하면서 중국 부유층 이민자들을 자국으로 끌어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민 변호사들은 부유층이 주요 대상인 투자 이민은 모든 국가의 사람들에게 개방돼 있지만 최근에는 각국 정부가 중국 부유층 유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재정 위기에 시달리는 남부 유럽 국가들은 중국 투자 이민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적극적이다.
그리스는 주거용 부동산에 25만 유로 이상을 투자한 외국인에게 갱신이 가능한 5년짜리 비자를 발급할 예정이다.
이 비자를 받은 외국인은 90일 동안 대부문의 유럽 지역을 비자 없이 여행할 수 있다.
포르투갈은 지난해부터 50만 유로 이상의 주택을 산 외국인에게 '골든 비자'(Golden Visa)를 주고 있으며 키프로스는 부동산에 30만 유로 이상 투자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이민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헝가리는 자국 국채 프로그램에 25만 유로를 투자하면 5년 체류 비자를 발급하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매입을 선호하는 중국인들로부터 큰 관심은 끌지 못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스페인도 아직 세부적인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이웃 국가들과 비슷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카리브해 국가들 역시 중국인 이민 투자자 유치 전쟁에 가세했다.
섬나라인 세인트키츠네비스는 40만 달러를 부동산에 투자하거나 25만 달러를 설탕산업 관련 펀드에 기부하면 시민권을 부여하는 등 시민권 요건을 완화했다.
미국 등 선진국들도 중국인 이민자 유치를 위해 이민 문턱을 낮추고 있다.
미국은 5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일정한 수의 일자리를 만드는 사업체 운영자에게 임시 거주 비자를 준다.
미국 국무부는 2012 회계연도에 이 프로그램 신청자 중 80%가 중국인이었다고 밝혔다.
호주는 지난해 11월부터 500만 호주 달러를 채권이나 펀드, 주식 등에 투자하면 최대 4년까지 머무를 수 있는 비자 제도를 시행해 지난 5월까지 170명의 지원을 받았다.
이들 대부분은 중국인들로 보인다고 WSJ는 덧붙였다.
중국의 부유층은 자국 경기가 둔화하자 가족과 재산을 안전하게 보호하려고 잇따라 해외 이민을 떠나고 있다.
홍콩 동방일보(東方日報)는 최근 중국과 홍콩의 이민 컨설팅 업체들을 인용해 중국의 해외 이민자 수가 매년 평균 30%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이들 대부분은 부유층 중심의 투자 이민자들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중국의 이런 이민 추세가 앞으로 10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재정난 국가에 선진국까지 가세…시민권·비자요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