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의 '경력 단절'…1인당 약 5억 원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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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의 한 여자대학교에 와있습니다. 요즘 여학생들, '여풍 시대'라는 말답게 졸업 후에 사회에 왕성하게 진출하죠. 하지만 30대가 되고 나면 출산, 육아 이런 문제 때문에 하나둘 직장을 떠날 수밖에 없게 됩니다. 나중에 재취업을 하려고 해도 좋은 자리는 하늘의 별 따기가 대부분입니다. 착한성장 연속 기획, 오늘(31일)부터는 일자리와 연계된 복지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남정민 기자입니다.

<기자> 

오랜만의 정장 차림이 어딘지 어색한 듯 거울을 보며 옷매무새를 고치고 또 고칩니다.

두 아이 엄마인 33살 임화성 씨가 향한 곳은 대기업의 면접 시험장.

퇴사 4년 만에 재취업에 도전한 겁니다.

[임화성/경력단절 4년째 : 저는 예술경영 전공을 했는데요, 업무의 특성상 야근이 많고 임신하고 지속적으로 일을 할 수가 없더라고요.]

경쟁률은 17대 1.

하나같이 쟁쟁한 경력의 전직 직장인들입니다.

지난해 육아나 가사부담 때문에 일을 그만둔 여성이 417만 명, 여성 생산 가능 인구의 21%나 됩니다.

하지만 직장을 떠났다가 비슷한 일로 다시 돌아오기는 쉽지 않습니다.

재취업 일자리 대부분은 단순 노무직이나 판매직,

[김혜진/경력단절 4년째 : 저 개인적으로는 제가 조금 아깝다고 생각했습니다. 전화상담이라든지 아니면 캐셔같은 단순 노무라든지 단순 일자리밖에는 갈 곳이 없다는…]

결국 재취업을 포기하는 주부가 많습니다.

경력 단절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1인당 4억 7천만 원, 사회 전체로는 60조 원에 이릅니다.

[김영옥/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창의력을 활용해야 되고 두뇌를 활용해야 하는 이러한 시점에서 이것은 기업과 국가에 대해서도 굉장히 큰 손해고요.]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을 1% 끌어올리면, 1인당 국민소득이 1% 증가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이 회사는 집 가까운 사무실에서 원격근무를 할 수 있고, 근무시간을 사정에 따라 조정할 수 있는 제도를 최근 몇 년 새 정착시켰습니다.

이후 숙련된 기혼 여직원의 퇴사가 거의 사라졌고 회사 전체 생산성이 27% 증가했습니다.

[안미옥/입사 19년 차 워킹맘 : 직장을 다니면서 결혼도, 출산도 육아도 했었는데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생각을 해 보진 않은 것 같아요.]

보육서비스 개선, 출산휴가 수준의 육아휴직 사용 의무화, 복직 후 인사차별 금지방안 등이 경력 단절을 막기 위한 또 다른 과제입니다.

(영상취재 : 정상보·이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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