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리코 레타 이탈리아 총리는 29일(현지시간) 그리스가 재정 위기에서 벗어나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등이 그리스에 제공한 구제 금융이 "제때에 이뤄지지 않았고, 방식도 부적절해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따끔한 지적도 했다.
레타 총리는 이날 아테네를 방문, 안토니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와 만나고 나서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그리스 일간지 카티메리니 등이 보도했다.
유럽중앙은행(EU) 등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은 양국 총리는 이날 회동에서 미등록 이주민 문제를 포함해 내년에 시작하는 그리스와 이탈리아의 유럽연합(EU) 의장국 역할 등을 논의했다.
또 아드리아해를 지나는 가스관 부설 사업인 '트랜스 아드리아 파이프라인'(TAP) 사업을 활용, 일자리 창출 방안과 에너지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 등도 논의했다고 카티메리니는 덧붙였다.
레타 총리는 "유럽의 신화와 역사는 그리스에서 시작했다"며 "유럽이 처음 위기를 직면한 이곳에서 유럽은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유럽이 그리스 재정 위기의 초기에 제대로 대처했다면 "금융 위기가 덜 심각해지고, 실업자도 덜 양산해 지금과 전혀 다른 모습이 됐을 것"이라며 EU와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으로 이뤄진 '트로이카'의 구제금융 방식을 비난했다.
레타 총리는 유럽에 '반(反) EU' 정서가 확산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하며 "구제금융으로 희생자를 내는 게 우리의 목표가 아니며 그 희생은 희망을 갖게 할 도구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내년 5월 열리는 유럽의회의 선거에서는 '반 EU' 정서가 쟁점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마라스 총리도 "우리의 정책은 경제 성장을 유도하는 개혁이 돼야 한다"며 재정 흑자를 내 실업률을 낮추고 성장률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레타 총리는 이날 이탈리아에서 난 버스 사고로 39명이 숨진 것을 고려, 아테네 아크로폴리스 방문 등의 일정을 취소했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