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안컵 축구대회 한일전에서 붉은 악마 응원단이 정치적인 문구로 해석될 수 있는 플래카드를 내걸어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붉은 악마 서울지부는 어젯밤(28일) 서울 잠실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경기 도중 내걸었습니다.
축구협회는 정치적인 문구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며 하프 타임 때 플래카드를 강제 철거했고, 붉은 악마는 항의의 표시로 후반전 응원을 보이콧했습니다.
붉은 악마 측은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축구협회의 플래카드 철개를 이유로 후반전 응원을 보이콧한다고 공식입장을 밝힌 뒤, 실제로 후반전 내내 응원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축구협회는 플래카드의 내용이 옳고 그름을 떠나 정치적인 문구를 담고 있는 것 자체로 FIFA의 규정에 어긋날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FIFA는 인종차별이나 정치적인 행위를 경기장에서 금지하고 있고, 이는 선수 뿐 아니라 관중과 경기 관계자까지 모두 적용됩니다.
또 FIFA 뿐 아니라 대부분의 스포츠 단체가 비슷한 규정을 만들어 준수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런던올림픽 3,4위전에서도 박종우 선수가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문구를 들었다가 메달 박탈 위기에 처하기도 했습니다.
당시에도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문구가 틀렸다기 보다, 정치적인 내용으로 해석될 소지가 다분했기 때문에 문제가 됐습니다.
따라서 붉은 악마가 어제 한일전 경기 도중 내건 플래카드도 정치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일본 언론도 앞다퉈 이 사안을 보도하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경기장에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대형 플래카드가 내걸렸다며, 이순신 장군과 안중근 의사의 대형 얼굴 현수막이 펼쳐진 것도 사진과 함께 전했습니다.
산케이 신문은 "정치적 주장을 금지한 FIFA의 규정에 저촉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고, 요미우리 신문은 "역사 문제를 스포츠에 끌어들인 것은 유감"이라는 일본인 스포터스의 말을 곁들여 보도했습니다.